최근 공개된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가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32개국 넷플릭스 영화 순위 10위를 기록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씨스피라시’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바다 생태계의 현주소를 상세하게 밝힌 다큐멘터리다. 영화에 따르면 해양자원의 번식량을 훨씬 웃도는 무분별한 남획과 기후변화로 인해 머지않아 수산자원이 황폐화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가운데 ‘대체 해산물’이 해양생태계 파괴를 막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2021년 식물성 기반 식품 트렌드 전망'에서는 지난해 시장을 휩쓴 대체육에 이어 올해는 ‘대체 해산물’이 꾸준히 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렇다면 ‘대체 해산물’는 어디까지 발전했을까?

미국의 ‘오션허거 푸드’는 토마토를 이용해 식물성 참치회 ‘아히미’를 개발했다. 토마토의 질감을 참치와 유사하게 변형하고 간장과 설탕을 활용해 참치회와 유사한 식감과 맛을 구현했다.
‘오션허거 푸드’의 설립자 제임스 코웰은 인터뷰를 통해 “일본의 쓰키지 수산시장에서 축구장 규모로 참치들의 거래되는 장면에 충격을 받았고 대체식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아히미’는 현재 미국 유기농 식료품점 홀푸드 마켓에서 참치 초밥의 형태로 판매 중이다.
이들은 지난 2019년 가지를 기본 재료로 하는 식물성 장어회 제조까지 성공하며 식물성 재료를 사용한 해산물 실현에 힘쓰고 있다.

‘굿 캐치 푸드’는 ‘생선 없는 참치(FISH-FREE TUNA)’를 출시했다. 콩 단백질 추출물과 병아리콩 분말, 렌틸콩 단백질, 흰 강낭콩 분말 등 6가지 콩 추출물을 섞어 만든 ‘단백질 블렌드’가 기본 재료로 쓰인다. 여기에 해바라기씨 오일과 바다의 향을 내기 위해 해조류 분말까지 더해 완성한다.
비건 요리사이기도 한 차드 사르노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표는 진짜 참치와 같은 질감, 맛, 영양적 가치를 가진 제품을 바다와 해양생물에 해를 끼치지 않고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참치 다음으로 많이 소비되는 해산물은 새우다. 기존 새우 양식장은 맹그로브 숲을 포함해 자연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폐기물과 항생제를 사용해 바닷물을 오염시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뉴 웨이브 푸드’는 식물성 새우에 주목한다.

‘뉴 웨이브 푸드’가 출시한 새우는 해초와 녹두에서 유래한 식물 단백질로 구성돼 맛과 질감이 새우와 동일하다. 메리 맥고븐 ‘뉴 웨이브 푸드’ 대표는 “외식 산업은 새우 소비의 80%를 차지하고 있다”며 “외식업계에서 통용되는 바에 맞춰 비건 새우를 두가지 사이즈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중화된 생선 뿐만 아니라 고급 해산물도 개발됐다. 2019년 일본의 식품 업체 ‘후지 오일’은 비건 성게(우니)를 선보였다. 신선한 바다향이 특징인 성게는 북해도에서는 최상급이 100g에 5000엔(한화 약 5만1023원)이 넘을 정도로 고급 식재료 중 하나다.
후지오일은 “일본이 세계 성게 섭취의 80%를 차지하는 만큼 향후 수산물 고갈에 대비해 개발하게 됐다”며 배경
을 밝혔다. 비건 성게는 식물성 기름과 콩을 원료로 만들며 앞으로 초밥, 파스타 등 다양한 요리의 재료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처럼 식물성 재료를 이용한 대체 해산물이 있는가 하면 실험실에서 세포배양을 통해 만드는 해산물 또한 존재한다.

해산물 세포농업 스타트업 ‘블루랄루’는 윤리적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실제 생선 제품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살아있는 생선에서 얻는 세포를 배양배지를 통해 해산물로 조립하는 세포 양식을 실현했다. 이들은 줄기세포를 배양한 뒤 3D프린팅 과정을 거쳐 용도에 맞는 형태로 해산물을 만들어낸다.
국내 식품 기업 풀무원은 지난해 ‘블루랄루’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세포배양 해산물 산업에 뛰어들었다. 풀무원은 “세포배양 해산물은 비유전자변형이면서도 미세플라스틱, 수은 등 오염물질이 배제됐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전하며 “해산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세포 배양 해산물이 자연 어획 및 양식 해산물의 대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