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갈' 포함된 김치, 유럽 수출 어려워진다…"비건 김치가 대안"

  • 등록 2021.04.19 15:24:50
크게보기

 

유럽연합(EU)이 이달부터 동물성 원료를 극미량이라도 사용한 식품은 인증을 의무화하는 가운데 비건(Vegan) 김치가 수출 대안으로 떠오른다.

 

최근 EU가 복합식품 수입 규정을 강화하면서 국산 김치의 해외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EU는 동물성 원료가 포함된 복합식품은 ‘EU수출작업장등록 인증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의 개정 EU 복합식품 수입규정이 오는 21일 발효된다. 

 

이번 개정에 따르면 통관 과정에서 동물성 원료가 포함된 복합식품은 반드시 원료 제조시설의 EU수출작업장등록 인증서를 제출해야 한다. 배추·무 등 채소가 주재료인 김치는 언뜻 채식으로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젓갈이 포함되기 때문에 HS코드 상 복합식품으로 분류된다. 향후 유럽국가 김치 수출을 위해서는 EU수출작업장등록 인증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에서 EU수출작업장에 등록된 업체는 대기업인 대상과 CJ 두 곳뿐이다. 즉 대부분 김치업체는 유럽 수출길이 막혔다. 이는 코로나19로 면역력 강화식품이 주목받는 시기에 닥친 악재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다르면 지난해 6월 말까지 김치 수출액 누계는 747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4.3% 증가했다. 이번 수입규정 개정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던 김치 수출업이 움츠러들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개정 이후 유럽에 김치를 수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치업체는 젓갈 생산업체에 EU수출작업장등록 인증을 요청해야 한다. 해당 인증을 위해서는 시설투자를 기반으로 수백 가지 검사가 진행되는데 영세한 젓갈업체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 김치업체도 이를 젓갈업체에 강제할 수 없다. 이에 다수 김치업체가 수출을 앞두고 인증 대기에 들어갔거나 인증을 마친 젓갈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특히 김치의 유럽 수출 방안으로 대두되는 게 ‘비건’이다. 지난 15일 충북 정주 소재 오송&세종 컨퍼런스 회의실에서 열린 ‘EU 복합식품 수입규정 개정에 따른 김치 수출업체 대응’ 기술교류회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이날 비건 김치 레시피 개발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다. 비건 김치는 젓갈, 한우사골육수 등 동물성식품이 애초에 포함되지 않는다. 순식물성이기 때문에 복합식품으로 분류되지 않고 EU수출작업장등록 인증도 불필요하다.

 

또 EU 개정을 차치하고라도 전 세계 채식인구 증가세를 반영하면 오히려 기존 김치보다 비건김치가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젓갈 맛에 익숙하지 않은 해외 소비층도 공략한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젓갈 없는 김치가 고유의 풍미를 살리기는 어렵지 않냐며 우려를 표한다. 젓갈 없이는 감칠맛을 살릴 수 없고 발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편견도 만연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감칠맛은 레시피의 차이며 발효에 영향을 주는 것은 젓갈이 아닌 마늘이라고 일축한다. 실제로 미국 브라운대학 분자생물학과 면역학과 피터 벨렌키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해산물 성분 대신 된장 등을 사용해 만든 비건 김치에도 동일한 종류의 유산균이 발견됐다.

 

비건 김치 선구자인 김정학 하늘내린김치 대표는 “일찍이 채식 시장이 발달한 해외에서는 비건 김치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현재 호주, 미국 등에 수출하면서 유럽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며 “사찰 김치에서 착안해 개발한 비건 김치는 단순히 동물성 재료를 제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감칠맛을 살리는 레시피가 보완된 형태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비건 김치 시식 설문을 진행하면 기존 김치보다 ‘Fresh(신선한)’한 맛이 난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권광원 kwang@vegannews.co.kr
Copyright 비건뉴스. All rights reserved.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


프로필 사진
권광원 기자

당신의 목소리를 듣겠습니다. 소중한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취재기자 윤리강령' 실천 선서 및 서명했습니다.



제호 : 비건뉴스 | 주소 : 03196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222, 2층 25호(종로5가, 광동빌딩) | 대표전화 : 02-2285-1101 등록번호 : 서울, 아 05406 | 등록일 : 2018.09.26 | 발행인·편집인 : 서인홍 | 개인정보 보호책임자 : 최유리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홍다연 02-2285-1101 vegannews@naver.com

비건뉴스의 모든 콘텐츠(영상, 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1 비건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esk@vega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