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최근 환경 운동계에 센세이셔널한 책이 등장했다. 30년 동안 환경운동가로 활동하고 2008년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환경 영웅’으로 꼽히는 마이클 셸런버거의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이다.

책은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이라는 제목 그대로 평소 알고 있던 환경을 위한 행동에 반문을 제시한다. 가령 친환경이라 알려진 풍력발전소는 매년 1조마리 이상의 곤충을 죽이는 주범이다. 또 빙하가 녹아 갈 곳이 없어진 북극곰은 사실이 아니며 플라스틱병보다 유리병을 생산할 때 몇 배의 탄소가 발생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채식이 탄소배출량 감소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내용이 담긴 7장 ‘고기를 먹으면서 환경을 지키는 법’은 채식을 하는 이들에게 충격적이다.
그는 2015년 연구를 인용해 ‘채식 리바운드 효과’에 대해 언급한다. 보통 식물 기반 식단은 육류를 포함하는 식단에 비해 저렴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채식을 하면서 아낀 돈을 생산, 유통, 소비 과정에서 에너지를 사용하는 소비재를 구입하는데 쓰기 때문에 순 에너지 사용량 감소는 0.07퍼센트, 순 탄소 배출량 감소는 2퍼센트에 지나지 않다는 내용이다.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과연 소비자들이 채식을 하면서 아낀 돈을 모두가 소비재를 구입하는데 사용할까?
또 책은 방목형 축산업이 공장식 축산업보다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방목형 축산업의 소는 18개월~24개월이 돼서야 도축이 되지만 공장식 축산업의 소는 14개월에서 18개월 사이 도축되기 때문에 소의 방귀에서 나오는 메탄가스, 배설물을 그만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분명 착각하고 있다. 채식주의자들이 원하는 건 방목형 축산업이 아니다. 채식주의자들은 모든 형태의 축산업에 반대한다. 어떤 생명에게도 해를 가하지 않기를 원한다. 이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효율성의 문제를 따지는 게 아니다.
야생동물의 개체 수가 줄어드는 현상에 대해서도 사냥을 줄이자고 주장하며 물고기를 포함해 야생동물의 고기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인간이 길러낸 동물의 고기를 선호하는 쪽으로 돌아서야 한다는 황당한 결론을 짓는다.
마지막으로 여행 중에 채식을 하느라 맛있는 음식을 못 먹어서 억울했다는 지인의 일화를 언급한다. 지인은 결국 해산물을 한입을 맛보고는 채식을 ‘때려치우게’ 됐다. 그는 사람과 동물 사이에는 확실한 구분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주장대로 소, 돼지, 닭을 죽이는 것이 사람을 죽이는 것과는 같을 수 없다. 하지만 이 일화는 맛에 홀려 채식을 관둔 것으로 채식을 하려는 의지가 약했을 뿐 동물을 먹는 것이 윤리적이냐 아니냐의 문제를 언급할 내용은 아니다.
책의 내용대로 전 인류가 채식을 한다고 탄소배출량이 고작 4% 줄어든다고 치자. 1%로의 탄소배출량이 아까운 지금, 고작 4%의 탄소배출량이면 어떤가? 확실한 건 미미할지라도 채식은 환경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