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미 칼럼] 지구의 지속가능한 삶, 유기농 비건 라이프스타일

2023.04.04 18:06:22

동의보감에는 음식과 약의 뿌리가 같다는 뜻의 식약동원(食藥同原)이라는 표현이 있다. 서양 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도 ‘음식으로 고칠 수 없는 병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라는 같은 맥락의 말을 남겼다. 이처럼 예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음식은 에너지 공급원을 넘어서 병을 치료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졌다. 지난 2017년 설립된 유기농문화센터는 ‘내가 먹는 것이 곧 나’라는 당연한 진리를 잊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아울러 기후변화와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유기농 채식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힘쓴다. 강성미 유기농문화센터 원장이 비건뉴스 독자를 위해 지구와 나를 지키는 유기농 채식 문화에 대한 칼럼을 연재한다. <편집자주>

 

유기농 비건 라이프는 세계 식량 체계의 근간을 이루는 산업형 농업과 공장식 축산이 가진 문제점을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다.

 

최근 여기저기서 '지속가능'이라는 말이 자주 보인다. '지속가능'이라는 말이 '유기농'이라는 단어처럼 하나의 라벨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지속가능한 농업'이란 게 무언지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을 듯하다. 나는 이 말이 무한히 계속될 수 있는 방식의 농업을 말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장소의 본연과 사람의 본성이 부과하는 조건을 따르는 농업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의 농업은 대체로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그렇게 된 지 오래다. 지금 우리의 농업은 몹시 유독하다. 너무나도 화석연료에 의존한다. 흙과 땅의 생명력과 물을 무척이나 낭비한다. 우리의 경제생활을 둘러싸고 떠받쳐 주는 자연계의 건강을 마구 해친다. 기른 것과 야생을 가릴 것 없이 생물의 유전적 다양성을 해치기도 한다. 앞으로 다루겠지만, 공장식 축산으로 회복이 될 가능성도 상실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런 문제가 언론과 정계의 주목을 충분히 받지 못했지만 주목을 받을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농업과 축산에 대한 식견을 갖춘 많은 이들은 이 문제를 진작부터 염려하고 있었다.

 

개인과 생태계의 건강 문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점점 높아짐에 따라 조만간 정치 지도자들도 이 문제를 주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많은 농민과 풀뿌리 농민단체 역시 생태적 지속가능성의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훨씬 더 주목받지 못한 문제가 있다. 이른바 자유시장과 세계화 경제 때문에, 생태적 지속가능성의 필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많이 가려져 온 문제다. 그것은 바로 농장과 농민, 농가와 농촌 지역사회의 경제적 지속가능성 문제다.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현하자면 농사짓는 사람의 생활과 생계를 지속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땅을 이용하고 돌보는 사람이 번영하지 못하면, 땅도 번영할 수 없다.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보존해 줄 복잡한 '지역' 문화가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지역에 자리 잡고서 어려움 없이 안정된 생활을 누리는 농민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 분명한 것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농민 인구가 자꾸 줄고 이주노동자 인구는 자꾸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 농업이 지속가능해질 수는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의 가장 큰 이유는 지금의 농업경제가 농민을 생산 과정의 소모성 '자원'으로 이용한다는 점이다. 표토와 지하수, 그리고 농토의 생태적 건강성을 이용하듯이 말이다. 이런 태도를 낳은 주체는 농산업이며 또한 마찬가지로 각자의 잇속을 차리려는 정치인, 관료, 경제학자, 전문가 그리고 무관심의 국민들이다.

 

 

우리는 이제 국가와 기업이 책임을 지는 시대에서 국민들이 가치소비와 윤리적 소비로 지역 식량 체계와 지역 경제 살려야 되는 시대로 거듭나야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무엇을 먹는지, 그것이 식탁에 올라오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나아가 이 과정이 우리가 식재료를 구매하는 데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에 대한 인식이 필요한 때이기 때문이다. 우리 세대에 주어진 가장 중대한 과제이자 집단적 목표는 생태계에 올바른 관계를 만들어 냄으로써 더욱 건강하게 진화한 대한민국을 후세에게 물려주는 일이다.

 

인류는 생명체들을 존중하는 생태학에 기반을 둔 새로운 경제 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우리의 경제, 생계, 복지는 모두 우리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자연에 달려 있다. 우리는 자연과 분리되지 않고 자연의 일부이다. 기존의 경제 틀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 국영수보다 중요한 요리 교육과 채식급식선택권이 공교육에서 이루어지는 오늘, 어쩌면 바로 오늘이 인류가 동물을 먹는 마지막 날이 될지도 모른다.

강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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