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동물실험은 과학 아닌 도박"…시민단체, 광화문서 중단 촉구

  • 등록 2025.06.10 14: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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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고통E등급' 동물실험 전체의 절반 넘어"

 

[비건뉴스=서인홍 기자]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한국동물보호연합, 비건플래닛, 한국채식연합 등 시민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동물실험 중단과 동물대체시험법 도입"을 촉구했다.

 

단체들은 "동물은 실험용이 아니며 동물실험은 비윤리적이고 비과학적이다"며 "정부가 하루빨리 동물실험을 중단하고, 과학적이고 윤리적인 동물대체시험법을 적극 도입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동물실험 규탄한다", "고통E등급 동물실험 금지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참석자들은 '고통E등급' 동물실험이 전체 실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국내 동물실험이 지나치게 잔혹하다고 지적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지난 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사용된 실험동물은 총 459만여 마리였다. 이 중 가장 극심한 고통을 주는 '고통E등급' 실험을 당한 동물은 236만 마리(51.5%)에 달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고통E등급 실험 비율이 약 10%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특히 LD50(반수치사량) 실험과 드레이즈 테스트(Draize Test)를 언급하며 "극도의 잔혹성과 비과학성을 가진 실험들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탈리도마이드 사건에서 보듯 동물실험 결과가 인간에게 그대로 적용되지 않으며, 오히려 유해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단체는 또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오가노이드 및 인공지능(AI) 모델 등 첨단 대체시험법을 적극 개발하고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국회에 계류 중인 '동물대체시험법의 개발 및 보급 촉진 법률안'의 조속한 처리도 촉구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이다.

 

● 동물은 '실험용'이 아니다!
● '동물실험' 중단하라!
● '동물실험' 규탄한다!
● '동물실험' 반대한다!
● '동물실험' 이제그만!
● '동물실험'은 비윤리적이다!
● '동물실험'은 비과학적이다!
● '고통E등급' 동물실험을 금지하라!
● '동물실험'은 과학이 아니라, 도박이다!
● '동물대체시험법'을 적극 개발, 활용하라!
● '동물실험 천국'을 규탄한다!
● '동물실험 지상주의'를 규탄한다!
● '동물실험 제일주의'를 규탄한다!
● '동물실험 만능주의'를 규탄한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6월 2일 '2024년도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운영실적 및 실험동물 사용실태'를 홈페이지에 공개하였다.

 

그에 따르면, 2024년 한해 4,592,958마리가 동물실험에 사용되었으며, 검역본부가 실태조사를 처음 발표한 2015년 250만마리였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사이 200만마리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그리고 실험동물에게 가장 극단적인 고통을 수반하는 '고통E등급' 동물실험에 사용된 동물 숫자는 2,364,100마리로 전체의 51.5%로 절반이 넘었다.

 

'고통E등급' 동물실험은 외과적 수술 등 동물에게 심각한 고통이나 통증을 부여하면서도 마취제나 진정제 등을 사용하지 않는 실험이다.

 

또한 '고통D등급' 동물실험은 1,315,849마리로 전체의 28.6%에 달하였는데, '고통D,E등급'을 합하면 3,679,949마리로 전체의 80.1%로 80%가 넘었다.

 

참고로, 미국과 유럽연합 등은 '고통E등급' 동물실험의 경우 약 10% 내외이고 '고통D등급'과 '고통E등급'을 합해도 약 20%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동물실험이 얼마나 비윤리적이고 잔인한 가를 보여준다.

 

'고통E등급' 동물실험에는 '반수치사량'(Lethal Dose 50%, LD50) 실험이 있는데, 이는 실험 대상의 동물이 50%가 죽을때까지 독성물질의 양을 늘려나가는 실험이다.

 

그리고 '드레이즈 테스트'(Draize Test)는 살아있는 토끼들의 눈을 감지 못하도록 집게 등으로 눈꺼풀을 고정시키고, 눈안에 독성물질들을 투여하면서 홍반, 부종, 실명 등 눈이 썩고 출혈되는 과정 등을 관찰하는 실험이다.

 

한편, 동물실험에는 '3R' 원칙이 있는데,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대체'(Replacement), 실험동물의 숫자를 줄이는 '감소'(Reduction), 그리고 동물실험 진행시 고통의 '완화'(Refinement)가 있다.

 

하지만, 국내의 동물실험은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고통D,E등급 동물실험이 80%를 차지하는 등 기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에서는 동물실험의 비윤리성, 비과학성이 사회적 논란이 되며, 동물실험을 줄이려는 노력들이 한창이다.

 

실제로, 지난 2025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신약 개발 허가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발표하였으며, 이에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오가노이드'와 'AI(인공지능) 모델'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동물실험 지상주의', '동물실험 제일주의', '동물실험 만능주의' 등을 내세우며 10년 사이에 동물실험이 2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그리고 국회에서는 '동물대체시험법의 개발•보급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되었지만,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고 몇년째 국회에서 계류하고 있다.

 

인간과 동물이 공유하는 질병은 1.16%에 불과하다. 그리고 동물실험을 통과한 신약의 약 95%가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에서 실패한다. 그래서 동물실험은 과학이 아니라, 도박이라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동전던지기는 50%의 확률이다.

 

'탐욕과 오만의 동물실험'의 저자 '레이 그릭'에 의하면 동물실험을 거쳐 공급된 합법적인 의약품이 매년 미국에서만 약 100,000명의 목숨을 빼앗고 있다.

 

그리고 그는 동물실험이 이토록 문제가 많은데 유지되는 이유로 다음과 같이 3가지 즉, 동물실험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과학자와 동물실험으로 면죄부를 얻는 기업 그리고 동물실험에 무지한 정부때문이라고 지적하였다.

 

또한 1957년 독일에서는 임산부 입덧 방지용 약인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가 개발되어 개와 고양이, 쥐와 햄스터, 닭 등에 먹였을 때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아 '부작용없는 기적의 약'이라고 선전되고 전세계 48개국에서 판매되었다.

 

하지만 이 약을 복용한 임산부들은 12,000명이 넘는 선천적으로 팔다리가 결손되거나 짧은 상태로 태어나는 '단지'(短肢)증 기형아를 출산하였고 5,000-6,000여명의 신생아가 사망하였다.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동물실험 테스트를 통과한 약이라 하여, 5년 뒤인 1962년에 가서야 탈리도마이드 판매가 금지되었다.

 

반대로, 동물실험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되었지만 인간에게 유용하게 쓰이는 약들은 백과사전을 채울만큼 많다.

 

우리가 머리아플때 먹는 타이레놀, 매년 해열진통제로 500억개 이상 팔려나가는 아스피린, 가장 흔한 항생제 중의 하나인 스트렙토마이신, 여드름치료제인 벤조일 퍼옥사이드 등은 동물실험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였지만, 오늘날 이들 의약품들은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동물은 실험용이 아니다. 동물실험은 비윤리적이고 비과학적이다. 동물실험을 규탄하며 동물실험 중단을 촉구한다.

서인홍 기자 desk@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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