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동물 180억 마리…음식물 쓰레기로 낭비돼

2024.01.05 17:48:34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사육 단계에서 질병으로 인해 죽거나 식품이 되고 난 뒤 유통기한이 지나 버려지는 등 식품 시스템 하의 동물들 가운데 매년 180억 마리가 결국 소비되지 못하고 음식물 쓰레기로 낭비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자아낸다.

 

최근 네덜란드 레이덴 대학교(Leiden University)의 환경과학자들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매년 무려 180억 마리의 닭, 칠면조, 돼지, 양, 염소, 소가 누군가의 접시에 오르지도 못한 채 죽거나 죽임을 당한다.

 

이들 연구진은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식품의 약 3분의 1이 손실되거나 낭비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식품 시스템 가운데 얼마나 많은 동물이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지는지 알려진 바가 없었으므로 이번 연구를 계획했다.

 

연구자들은 가장 흔한 가축 6종(닭, 칠면조, 돼지, 양, 염소, 소)의 전 세계 생산과 소비를 조사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펜데믹 영향이 없었던 2019년 상황을 반영한 UN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치를 분석했고 그 결과 매년 180억 마리의 동물이 낭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뼈가 없는 식용 고기 5240만 톤에 해당하며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육류의 약 6분의 1에 해당한다.

 

 

버려지는 동물의 대부분은 닭으로 168억 마리에 이른다. 칠면조는 닭 다음으로 가장 많이 낭비되는 동물이었고, 돼지, 양, 염소, 소가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이 연구는 수컷 병아리와 같은 계란 및 유제품 산업의 폐기물로 인해 손실된 동물의 생명은 포함되지 않았으며 죽었지만, 소비되지 않은 수생 동물의 수도 포함되지 않아 실제 식품 시스템 하의 동물의 희생을 발표된 수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연구진은 육류가 손실, 낭비를 겪는 것은 다양한 이유로, 개발도상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육 중 질병으로 인해 가축이 죽거나 저장 또는 운송 중에 고기가 부패해 버려지는, 이른바 식품 시스템의 초기과정에서 발생한다. 이에 반해 산업화된 국가에서는 소비자에게까지 넘어온 고기가 유통기한을 넘겨 버리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연구의 주저자인 줄리안 클라우라(Juliane Klaura) 레이덴대학교 환경과학연구소(CML)의 조교수는 “슈퍼마켓에는 재고가 너무 많고, 식당에서는 너무 많은 음식을 제공하며, 가정에서는 남은 음식을 버린다”라면서 “육류 폐기물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국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브라질, 미국 등이었으며 인도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은 소량의 고기만 낭비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진은 동물 복지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측면에서도 육류 폐기물의 감소가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엄청난 양의 육류 손실을 해결하기 위한 만능 해결책은 없다고 경고했다. 예컨대 개발도상국에서는 동물의 사육 환경 개선과 고기의 저장 및 운송 기술이 더욱 발전해야 할 것이며, 서양 국가에서는 육류 소비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클라우라는 자신의 모국인 독일의 상황을 언급하며 “사람들은 고기를 덜 먹는 식단으로의 전환에 대해 화가 날 수도 있다. 뭔가를 빼앗긴 느낌이 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매년 죽는 수백 억 마리의 동물이 식탁에 오르지도 못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은 긍정적인 행동을 향한 중요한 첫 추진이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최유리 yuri@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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