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보다 행동하는 사람”…지속가능성 커뮤니케이션의 새 흐름

  • 등록 2025.06.25 11: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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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최유리 기자] 게티이미지가 최근 발간한 글로벌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위기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소비자 인식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브랜드는 이와 관련한 커뮤니케이션에서 침묵을 택하는 이른바 ‘그린허싱(greenhushing)’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이 기업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상징적 표현보다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시각 자료를 통해 지속가능성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게티이미지는 자사의 시각 트렌드 분석 플랫폼인 ‘비주얼GPS(VisualGPS)’를 통해 '기로에 선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at the Crossroads)'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는 2022년 7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25개국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규모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지속가능성 관련 소비자 인식과 이미지 소비 패턴을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소비자의 69%는 기후변화가 자신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이 수치가 88%에 달해, 지역별로 기후위기의 체감 온도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지속가능성 관련 메시지를 회피하거나, 실질적 내용 없이 상징적 자연 이미지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와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접근이 오히려 소비자의 불신을 초래하며, 브랜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전 세계 소비자의 87%는 기업이 자원을 활용해 사회와 환경 개선에 기여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82%는 기업이 수익을 넘어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가이드라인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반면, 응답자의 76%는 '친환경'이라는 마케팅 표현이 진정성 없이 사용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으며, 약 3분의 2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실천 의지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에 대한 대중의 기대 수준이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보고서는 지속가능성 시각자료의 진화 과정을 되짚으며, 상징적 이미지에서 실천 중심의 이미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000년대 초반에는 북극곰, 빙하, 사막화 등 환경 파괴의 상징물이 주로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극한 기후 현상과 그로 인한 실생활의 변화, 그리고 기업과 개인의 대응 사례를 담은 이미지가 더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제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실재하는 변화와 구체적인 행동을 보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지역별 분석에서는 유럽 소비자의 75%가 기업과 정부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실제 장면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를 원한다고 응답했으며, 67%는 필터링되지 않은 기후 재난 이미지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최근 그린워싱 규제 강화를 배경으로, ESG 기준의 명확한 제시와 투명한 메시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정직하면서도 낙관적인 메시지를 선호하는 반면, 라틴아메리카는 기후위기의 실패 사례를 직설적으로 전달하는 표현에 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세대별로는 베이비붐 세대가 개인의 지속가능성 실천에 주목하는 이미지에 반응하는 반면, Z세대는 구조적 변화와 집단적 행동을 강조하는 시각적 서사에 더 큰 공감을 보였다. 또한 Z세대 여성의 85%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반면, 남성은 76%로 다소 낮은 수치를 보였다.

 

게티이미지 크리에이티브 부문 수석 부사장인 레베카 스위프트 박사(Dr. Rebecca Swift)는 “지속가능성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한 이상주의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현실을 반영하고 진정성 있는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라며 “브랜드는 더 이상 완벽을 연출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소비자와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지속가능성을 효과적으로 시각화하기 위한 다섯 가지 전략도 함께 제시했다. △투명성과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현실적 표현 △기후 불안과 희망을 균형 있게 반영하는 낙관적 실천 이미지 △AI 등 기술의 환경 기여 가능성을 반영한 녹색기술 이미지 △일상 속 실천 가능한 친환경 습관을 조명하는 현실 중심 콘텐츠 △지속가능성을 브랜드 정체성 전반에 통합하는 접근법 등이다.

 

게티이미지는 “시각 콘텐츠가 브랜드 메시지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는 시대에, 단순한 상징이나 미화가 아닌, 구체적인 변화와 진정성을 보여주는 이미지 전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유리 기자 yuri@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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