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권광원 기자] 현대인의 커피 소비량이 많아지면서 그에 따른 커피 찌꺼기 폐기량도 늘어나고 있다. 2011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는 하루에 약 20억 잔의 커피를 마시며, 매년 600만 톤의 커피 찌꺼기를 생산한다. 커피 소비량이 늘어난 최근에는 그 양이 훨씬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버려진 커피 찌꺼기는 메탄과 이산화탄소를 생산하면서 소각된다. 이에 커피 찌꺼기를 새활용하는 방안이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화학 기술 및 생명 공학 저널(Journal of Chemical Technology and Biotechnology)에 실린 새로운 연구는 커피 찌꺼기가 농업 현장에서 일어나는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브라질 파라나연방대학교의 연구진은 남은 커피 찌꺼기가 농업에 자주 사용되는 제초제인 벤타존 성분을 흡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벤타존은 곡류와 채소 작물의 일부 잡초를 방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제초제로 식물과 동물에서 빨리 대사되며 토양에서도 빨리 분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성이 약해 제초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유럽 환경청은 지표수의 벤타존 농도가 수질 기본 지침(Water Framework Directive)에 설정된 수준을 초과하고 있다며 살충제 사용에 대한 유럽 그린 딜(European Green Deal) 목표를 위험에 빠뜨리는 위험한 수준임을 강조했다. 이밖에도 영국 환경청은 벤타존이 장기적인 수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고 영국의 식수원을 처리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다고 언급했을 정도로 흡입, 섭취 또는 피부를 통해 흡수될 경우 인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연구진은 커피 찌꺼기를 활용해 벤타존 제거 효율을 높이고자 했다. 연구진은 액체에 용해된 벤타존을 사용했고 여기에 커피 찌꺼기를 염화아연과 질산을 사용한 화학적 활성화를 통해 활성탄(activated carbon)으로 처리해 결과적으로 양파 뿌리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커피 찌꺼기 활성탄을 활용한 경우 양파 뿌리 조직에 독성은 일으키지 않았으며 그 결과는 증류수를 사용한 대조군과 매우 유사한 정도였다.
비앙카 캐롤라인 드 실바 로샤(Bianca Caroline da Silva Rocha) 파라나 연방기술대학교 식품화학공학과 박사는 “현재 지하수와 지표수의 오염은 가장 시급한 환경 문제 중 하나다. 금세기의 가장 큰 과제는 수질 오염을 방지하는 것”이라면서 “테스트를 산업 규모로 재현할 수 있다면 커피 폐기물을 매립하지 않고 제초제로 인한 야생 동물과 자연의 피해를 방지하는 순환 경제 솔루션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예비 연구일 뿐이며 전 세계적으로 활성화된 커피 찌꺼기의 효능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