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고양이의 날] 고양이와 함께 산다는 것

  • 등록 2025.08.08 23: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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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의 의미를 다시 묻다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매년 8월 8일은 '세계 고양이의 날'이다. 고양이의 권리와 복지를 알리기 위해 2002년 국제동물복지기금(IFAW)이 제정한 이 날은, 고양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공유하는 문화로 확산됐다. 그러나 고양이를 사랑한다는 말은 과연 생명과 권리에 대한 책임으로 이어지고 있을까.

 

고양이는 귀여움의 대상으로 소비되는 동시에, 유기와 방치의 위험에 놓여 있다. 비건뉴스는 세계 고양이의 날을 맞아, 고양이와 인간의 공존을 비건의 시선으로 조명한다.

 

◇ 고양이의 날, 축하만으로 충분한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반려묘 수는 약 250만 마리로 추산된다. 반려묘 관련 시장 규모도 1조 원을 넘어섰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고양이를 키우는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유기 문제도 심화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유기동물 보호관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해마다 약 10만 마리의 고양이가 유기되며, 이는 전체 유기동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자연사하거나 안락사되고, 입양되는 비율은 30%에 못 미친다.

 

 

◇ 소비되는 생명…고양이 산업의 이면
반려동물 산업의 성장과 함께 고양이 분양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품종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일부 사육장에서는 무분별한 번식이 이뤄지고 있으며, 유전질환을 지닌 고양이도 적지 않다.

 

특히 스코티시폴드는 선천성 연골이상증을 유발하는 유전병의 위험이 높아, 일부 유럽 국가는 해당 품종의 번식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과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한 고양이 매매도 성행하고 있다. 판매 이후 방치되거나 유기되는 사례도 빈번하다. 구조된 유기묘가 보호소에 머무는 기간은 길어지고 있으며, 보호소의 수용 능력은 이미 한계를 넘어선 상황이다.

 

◇ 비건의 시선…‘소유’ 아닌 ‘공존’의 관계로
비건은 동물 착취를 최소화하려는 삶의 방식이며, 생명권에 바탕을 둔 철학이다. 이런 관점에서 반려동물은 인간의 소유물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인식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고양이의 삶이 인간 중심적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먹이, 환경, 활동 시간까지 모두 인간의 생활 방식에 따라 조정되며, 고양이의 자율성과 본성은 종종 제한된다.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권 단체들은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말이 익숙하지만, 진정한 반려 관계는 생명에 대한 존중과 책임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 공존의 가능성…입양과 TNR
지방자치단체와 시민사회는 고양이 보호와 공존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이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TNR)이다. 2023년 기준 전국에서 약 12만 마리의 길고양이가 중성화 수술을 받았지만, 전체 개체 수를 고려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일부 지자체는 입양 장려금 지급,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 유기묘 보호소 운영 등을 확대하고 있으나, 인력과 예산 부족, 제도 미비 등 구조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시민단체들도 임시 보호 활동, 유기묘 입양 연계, 중성화 캠페인 등을 펼치고 있으나 전국 단위의 체계적인 지원은 여전히 미흡하다.

 

◇ 반려라는 말의 무게
'반려'는 함께 살아가는 존재를 뜻한다. 그러나 고양이는 여전히 선택되고, 사고팔리고, 버려지는 대상이다. 고양이를 사랑한다고 말하려면, 그 생명과 권리에 대한 책임과 성찰이 따라야 한다.

 

세계 고양이의 날은 단순한 기념일을 넘어, 인간과 고양이의 관계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 생명을 소비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공존과 존중의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민영 기자 min@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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