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정 기자] 강아지와 고양이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만성 신장 질환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신장은 기능이 약 70% 저하될 때까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보호자가 이상 징후를 놓치고 치료 시기를 지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11일 수의학계에 따르면, 신장은 체내 노폐물과 대사산물을 걸러내고 전해질 균형과 혈압 유지를 담당하는 중요한 장기이며, 기능 저하 시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신부전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며, 급성은 중독이나 감염 등으로 갑작스럽게 발병하고, 만성은 장기간 서서히 진행된다. 반려동물에서 투석은 주로 급성 신부전 또는 만성 환자에서 급성 악화가 발생했을 때 시행된다. 기존 혈액투석(IHD)은 대량의 혈액 순환이 필요해 체구가 작은 동물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비해 지속적신대체요법(CRRT)은 혈류량과 혈관 크기가 작은 경우에도 장시간 시행이 가능해 소형견이나 고양이 치료에 적합하며, 염증 조절 효과로 간부전, 중독, 폐수종 등에도 활용된다.
CRRT의 성공적인 시행을 위해서는 장비와 모니터링 체계, 숙련된 의료진, 24시간 응급 대응 능력, 내과 협진 체계 등이 필요하다. 보호자는 장비 보유 여부보다 임상 사례와 진단·치료 시스템이 갖춰진 의료기관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영등포 24시수동물메디컬센터 김동빈 원장은 11일 서면 인터뷰에서 “반려동물의 신장 기능은 생존과 직결된다”며 “신부전 진단 후 치료 반응이 미미하다면 적절한 시점에 투석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투석을 ‘마지막 수단’으로만 생각하기보다, 초기 치료 반응이 부족한 경우 신속히 시행해 예후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보호자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