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음악업계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심각한 탄소 배출을 일으키는 콘서트를 저탄소 콘서트로 기획하는 뮤지션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 텔레그래프, 가디언 등 외신은 지난 25일 영국의 트립 합 그룹인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이 주최한 페스티벌이 친환경 페스티벌로 열리기 위해 완전 비건 케이터링과 더불어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는 데 힘썼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축제에 앞서 매시브 어택은 초저탄소 라이브 음악 로드맵을 발표했다. 틴들 기후 변화 연구 센터와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이번 페스티벌은 관객들이 라이브 음악 이벤트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 라이브 콘서트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의 대부분은 관객들의 이동과 관련된 것이며 음식과 관련된 배출량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비영리단체 ‘Music Declares Emergency Switzerland’의 연구에 따르면 음식과 음료는 페스티벌 탄소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한다.
이에 매시브 어택은 밴드의 고향인 브리스톨에서 열린 미니 페스티벌을 친환경으로 꾸미기 위해 여러 가지 장치를 마련했다.
먼저 콘서트는 세계 최초로 재생 에너지 100%로 구동됐다. 콘서트에 참여하는 3만 4000명의 팬들에게 자신의 물병을 지참할 것을 부탁했고 콘서트에 오기 위해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를 권장했다. 콘서트가 끝난 후에는 가까운 역까지 셔틀버스를 운영했다.
콘서트 현장에서는 자신의 물병을 가져오지 못한 팬들을 위해서 재사용이 가능한 컵이 제공됐으며, 유해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글리터와 일회용 베이프는 금지됐다. 아울러 화장실은 톱밥을 이용해 퇴비로 사용될 수 있는 친환경 화장실이 마련됐다. 이 밖에도 콘서트에서는 채식 케이터링 업체와 협업을 통해 비건 메뉴가 제공됐는데 비건 타코, 샌드위치, 샐러드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됐다.
한편 틴들 기후 변화 연구 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라이브 콘서트와 공연은 매년 40만 5000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데, 이는 약 20만 대의 자동차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에 해외 뮤지션들을 중심으로 저탄소 콘서트를 기획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앞서 팝스타 빌리아일리시는 런던 O2 Arena 콘서트에서 자신의 2022년 레지던시 기간 동안 채식 음식만 제공했으며 다음 투어를 위한 다양한 기후 행동을 발표했다. 아울러 지난 6월 록밴드 콜드플레이는 전기를 생산하는 댄스플로어 설치, 항공 여행 감소 등 12가지 지속 가능성 계획으로 이전 글로벌 투어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59% 감소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