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권광원 기자] 전례 없는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재산, 인명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위험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지구온난화가 극한 기상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는데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법이 떠오르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과학 저널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된 미국 스탠포드 대학과 콜로라도 주립대학의 협력 연구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미국과 그 외 지역에서 발생한 폭염과 지구온난화가 얼마나 영향을 정량화하는 방법을 내놨다.
연구진은 지속적으로 더워지는 지구 온도로 인해 전 세계가 최근 몇 년 동안 전례 없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러한 영향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시급한 필요성을 해결하고자 이번 연구를 마련했다.
연구의 주저자인 자레드 트록(Jared Trok) 스탠포드 도어 지속가능성 대학의 지구 시스템 과학 박사과정생은 “극한 기상 현상이 인간 건강, 인프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았다”라면서 “효과적인 솔루션을 설계하려면 지구 온난화가 이러한 극한 현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더 잘 이해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연구진들은 먼저 머신러닝을 통해 지구온난화가 과거 기상 현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가르쳤다. 지역 기상 조건과 전 세계 평균 기온을 기반으로 일일 최고 기온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훈련시켰는데 1850년부터 2100년까지의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에 대한 광범위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했다.
인공지능 모델은 훈련과 검증을 거친 후, 특정 열파와 같은 실제 기상 조건으로 테스트 돼 다양한 수준의 지구온난화에서 이러한 현상의 심각성을 예측했다. 이렇게 탄생한 인공지능 모델을 이용해 연구자들은 기후변화가 역사적 기상 현상의 빈도와 심각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정할 수 있었다. 연구진이 인공지능 모델에 2023년 일어난 텍사스 폭염을 확인하고자 했더니 당시 지구온난화로 인해 열파의 심각성이 섭씨 1.18도에서 1.42도로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연구자들은 인공지능 도구를 사용해 미래의 기상문제도 예측할 수 있었는데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2.0도 상승하면 유사한 기상 패턴이 반복적인 심각한 열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예컨대 현재 지구온난화는 산업화 이전 기준보다 1.3도 가까이 다가가고 있으며 지난 45년 동안 일어났던 최악의 폭염과 유사한 사건이 이러한 조건에서 10년 사이에 여러 번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방식의 인공지능 모델은 극한 현상에 대한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예측할 때 실제 과거 날씨 데이터를 사용함으로써 스탠포드에서 이전에 개발된 방식을 포함한 기존 접근 방식의 일부 한계를 해결할 수 있었다. 또한 이번 인공지능 모델 기술은 기존 시뮬레이션을 사용해 인공지능을 훈련할 수 있기 때문에 값비싼 새로운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이 필요하지 않는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노아 디펜바우(Noah Diffenbaugh) 교수는 “머신러닝은 특정 극한 기상 현상을 일으키는 실제 기상 조건과 지구 시스템에서 보다 일반화된 가상 실험을 수행할 수 있게 해주는 기후 모델 사이에 강력한 새로운 가교를 만든다”라면서 “인공지능이 모든 과학적 과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지만, 이 새로운 방법은 정말 흥미로운 발전으로 다양한 응용 분야에 채택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