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외식업계, 비건 메뉴 확산…식물성 시장의 성장 신호탄

  • 등록 2025.08.20 11:2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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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김민영 기자] 미국 고급 외식업계에서 비건 메뉴 도입이 확산되며 식물성 식품 시장이 한층 더 주목받고 있다. 과거 비건 메뉴는 패스트푸드 체인이나 중저가 레스토랑에서 한정적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파인다이닝과 고급 스테이크하우스까지 잇따라 참여하면서, 비건 식단이 더 이상 ‘특수한 선택’이 아닌 외식업계 전반의 보편적 흐름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곳은 미국의 고급 스테이크 레스토랑 BOA다. BOA는 최근 대체육 브랜드 비욘드미트(Beyond Meat)의 스테이크를 신규 메뉴로 출시했다. 새롭게 선보인 비건 스테이크는 스테이크 프라이, 토마토, 포토벨로 버섯과 함께 제공된다. 실제 고기와는 식감에서 차이가 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맛과 조화로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적지 않다. 고급 스테이크 전문점이 비건 메뉴를 정식으로 추가한 것은 외식업계가 더 다양한 고객층을 포용하려는 전략적 전환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시도가 “고급 외식의 영역에서도 비건 식단을 즐길 수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뉴욕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일레븐 매디슨 파크(Eleven Madison Park, EMP)의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EMP는 2021년 전면 비건 레스토랑으로 전환하며 파인다이닝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비건 메뉴만을 고집한 이후 예약 감소, 와인 판매 부진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이어졌고, 결국 올해 10월부터는 육류와 해산물 메뉴를 다시 도입하기로 했다. 비건 옵션은 그대로 유지하되, 손님이 고기나 생선을 선택할 수 있는 듀얼 메뉴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이는 전면 비건이라는 실험이 시장의 제약을 안고 있었음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비건 메뉴 자체가 고급 레스토랑에서 필수 요소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EMP의 결정은 비건을 배제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양한 고객층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재편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로스앤젤레스의 크로스로즈 키친(Crossroads Kitchen)처럼 개점 초기부터 비건 지중해 요리를 기반으로 고급스러운 식문화를 제시한 레스토랑도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이 레스토랑은 비건 고객뿐 아니라 일반 미식가들에게도 호평을 얻으며, 비건 메뉴가 충분히 고급 다이닝 경험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를 외식업계의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구조적인 전환으로 본다. 최근 미국 내 비건 및 플렉시테리언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식물성 대체육, 비건 치즈, 비건 해산물 시장도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건강과 환경, 동물권 보호에 대한 인식 확산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고급 외식업체의 참여는 비건 메뉴가 더 이상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외식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의미한다.

 

결국 고급 외식업계의 변화는 식물성 시장 확대의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고기를 대체하는 음식’을 넘어, 세련된 조리법과 정교한 맛을 갖춘 ‘하이엔드 비건 다이닝’을 경험하게 됐다. 이는 비건 메뉴의 사회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외식업 전반의 지속 가능성과 다양성 확보에도 중요한 전환점이 되고 있다.

김민영 기자 min@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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