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생강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낮추고 염증을 완화하는 데 뚜렷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임신 중 흔히 나타나는 입덧 증상인 구역 완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 향후 다양한 보조 치료제로 활용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버렐 대학과 머서 의과대학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파마콜로지(Frontiers in Pharmacology)’에 발표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 생강의 효능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연구진은 2010년 이후 발표된 논문 2천여 건 가운데 임상 근거가 가장 탄탄한 메타분석 5편을 추려 재분석했다.

분석 결과 생강 보충제 섭취는 염증 반응, 혈당 조절, 산화 스트레스 억제, 임신성 구역·구토(NVP) 완화 등 네 가지 영역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특히 당뇨병 관리와 관련해 생강은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HbA1c)를 의미 있게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HbA1c는 장기적인 혈당 관리 상태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로, 당뇨병 치료에서 중요한 기준이다.

염증 반응을 줄이는 효과도 뚜렷했다. 연구진은 생강 섭취가 C-반응단백(CRP), 고감도 CRP, 종양괴사인자 알파(TNF-α) 등 대표적 염증 지표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마다 효과 크기가 달라 결과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항산화 효과 역시 확인됐다. 생강은 체내 지질 손상 지표를 줄이고 항산화 효소 활성을 높여 세포 손상을 억제하는 역할을 했다. 다만 총 항산화능(TAC) 수치 증가 효과는 뚜렷하지 않았다.

여성들이 흔히 경험하는 임신 초기 입덧에도 생강이 유의미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강은 위약(가짜약)에 비해 구역 증상을 완화했지만, 구토 횟수를 줄이는 데는 일관된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또 일부 임상시험에서는 비타민 B6가 생강보다 전반적인 입덧 증상 개선에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강 보충제의 섭취량은 연구마다 차이가 있었다. 일부 연구에서는 적은 양으로도 효과가 있었고, 다른 연구에서는 더 많은 양이 사용됐다. 다만 현재까지는 어느 정도가 가장 적절한 복용량인지에 대한 뚜렷한 기준은 마련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생강은 전반적으로 안전하고 다양한 건강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보조 치료제로서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다만 연구 간 이질성이 크고, 제형과 용량이 달라 효과 해석에 제약이 따른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대규모·고품질 임상시험이 필요하며, 공중보건 차원의 권고 지침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강은 오랫동안 전 세계적으로 소화불량, 감기, 염증 등 다양한 증상 완화에 사용돼 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전통적인 활용 경험에 과학적 근거를 보태면서, 생강을 기능성 식품 또는 보조 치료제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