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녹차에 들어 있는 성분이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술지 GeroScience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녹차에 풍부한 항산화 물질인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EGCG)와 비타민 B3의 한 형태인 니코틴아미드(nicotinamide)에 주목했다. 두 성분은 이미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연구진은 노화된 신경세포를 대상으로 두 성분의 효과를 실험했다. 그 결과, 단 하루 만에 세포의 에너지 수준이 젊은 세포와 유사한 상태로 회복되는 현상이 확인됐다. 세포의 에너지가 회복되면서 알츠하이머 진행의 대표적 특징으로 꼽히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덩어리를 제거하는 능력도 눈에 띄게 강화됐다. 이는 뇌세포가 노화로 인해 에너지와 회복 능력을 잃어가는 과정을 일정 부분 되돌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녹차 속 EGCG는 오래전부터 심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고 일부 암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효과가 보고돼 왔다. 니코틴아미드 역시 체내 에너지 대사와 관련이 깊어 건강 보조제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다만 니코틴아미드는 섭취 방식에 따라 체내 흡수 효율이 달라지는 특성이 있어, 경구 투여 시 일부 형태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됐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두 성분을 인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전달 방식과 복용 형태를 최적화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음식과 음료가 단순한 영양 공급원을 넘어 노화에 따른 퇴행성 뇌 질환을 예방하는 열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녹차와 같은 식물성 식품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소비해온 만큼 접근성이 높다.
앞으로 이러한 성분들의 효과가 임상 연구에서 입증된다면,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뇌 건강을 지키는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