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동물권 단체 PETA(동물의 윤리적 대우를 위한 사람들)가 미국 최대 피자 체인인 도미노피자의 주식을 매입하며 주주로 참여했다. 이번 조치는 도미노피자의 경영진을 직접 상대로 미국 내 매장에서 비건 치즈 도입을 촉구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PETA는 주주총회 참석과 주주 결의안 제출 등을 통해 도미노피자 이사회에 소비자 수요와 사회적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주식 매입은 PETA가 진행하는 ‘비건 치즈, 부탁해(Vegan Cheese, Please)’ 캠페인의 일환이다. PETA는 이 캠페인을 통해 비건 치즈에 대한 미국 소비자의 수요가 충분히 크고 시장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 초 PETA는 미국 전역의 도미노피자 매장을 찾은 고객들에게 수천 조각의 비건 피자를 무료로 제공했으며, 현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애틀랜타와 덴버의 매장 인근에 광고판을 설치해 대중적 인식 제고에도 나섰다.
도미노피자는 이미 스위스, 호주, 스페인, 독일, 영국 등 해외 여러 국가에서 비건 치즈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아직 정식 도입이 이뤄지지 않았다. PETA는 미국 내 수백만 명이 유당불내증을 겪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계 미국인의 95%, 원주민과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80%가 해당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와 함께 소아에게 흔한 음식 알레르기 중 하나가 우유 단백질이라는 점, 그리고 동물 복지·환경·종교적 이유로 유제품을 피하는 소비자층이 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PETA는 올해 들어 여러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어냈다. 미국의 커피 체인 피츠커피(Peet’s Coffee)와 영국의 제과점 체인 게일스(GAIL’s)는 PETA의 요구에 따라 식물성 우유 추가 요금을 없앴다. 또한 프랑스에서는 자동차 제조사 르노(Renault)가 PETA 프랑스와의 협의를 통해 차량에서 동물 가죽 소재를 제거하기로 했다. 이러한 성과는 PETA가 기업에 직접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PETA의 트레이시 라이먼 대표는 “비건 치즈는 맛있고 잘 녹으며, 소들이 젖소 기계처럼 착취당하다가 결국 도축되는 운명을 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이번 주식 매입을 통해 도미노피자 이사회에 직접 비건 치즈의 필요성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행보는 비건 식품 시장의 성장세와도 맞닿아 있다. 글로벌 외식 브랜드들이 점차 비건 메뉴 확대에 나서는 가운데, 도미노피자의 미국 시장 대응은 업계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은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만큼 비건 치즈 도입은 단순히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건강과 윤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흐름에 부합하는 결정이 될 수 있다. PETA의 주주 참여가 실제로 도미노피자의 변화를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