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유래 식이섬유, 장내 유익균 늘리고 면역 기능 강화

  • 등록 2025.09.24 12: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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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채소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가 단순히 배변 활동을 돕는 수준을 넘어 장내 세균과 면역 기능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당근에서 추출한 특정 성분을 짧은 기간 섭취했을 뿐인데 건강한 성인의 장내 환경과 면역세포 활성에 뚜렷한 변화가 관찰돼 관심을 끈다.

 

국제 미생물학 분야 학술지 ‘Microorganisms’에 실린 이번 연구는 18세부터 70세까지 건강한 성인 5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에는 당근에서 추출한 식이섬유 성분인 ‘람노갈락투로난-I(RG-I)’을, 다른 쪽에는 위약(가짜 보충제)을 하루 500mg씩 4주 동안 섭취하게 했다. 시험이 끝난 뒤 참가자들은 설문조사와 대변 검사를 통해 장내 유익균 변화와 소화 건강 상태를 평가받았고, 혈액 검사를 통해 면역세포 활성 정도도 분석됐다.

 

분석 결과, 당근 식이섬유를 섭취한 그룹에서는 장내 유익균으로 잘 알려진 ‘비피도박테리아’가 3주 차부터 눈에 띄게 증가했다. 비피도박테리아는 장내 균형을 유지하고 소화 기능을 돕는 대표적인 세균으로, 면역력 강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대변 검사에서는 소량이지만 건강에 이로운 단쇄지방산인 ‘이소부티르산’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 기능과 관련해서는, 당근 식이섬유를 섭취한 그룹에서 외부 병원체를 처음 인식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수지상세포’가 활성화된 것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 변화가 당장 질병 예방이나 치료 효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면역 체계가 자극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복부 팽만이나 가스 같은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고, 대변 상태는 오히려 개선돼 설사 증상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신체 활동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는데, 당근 식이섬유를 섭취한 그룹은 격렬한 운동량을 유지했지만 위약 그룹은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비교적 적은 양, 즉 하루 500mg이라는 낮은 용량만으로도 장내 환경과 면역 활성의 변화를 관찰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당근 유래 성분이 비피도박테리아가 좋아하는 먹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균 증식을 도운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식이섬유 섭취가 부족한 사람들에게 어떤 효과를 보일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서구식 식단 확산으로 식이섬유 부족이 심각한 보건 문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번 연구가 식이섬유 보충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한다. 당근에서 추출한 RG-I 성분이 안전하면서도 장 건강과 면역 기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는 보충제로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한 셈이다.

최유리 기자 yuri@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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