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섭취, 대기오염 속 폐 건강 지키는 열쇠 될까

  • 등록 2025.10.10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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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김민영 기자] 대기오염이 폐 기능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는 데 과일 섭취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레스터대학교 연구팀은 대규모 인구 집단을 분석한 결과, 과일 속 천연 항산화 물질이 폐 기능 저하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여성에게서 그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 주목된다.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20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활용해 식습관과 폐 기능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분석은 과일과 채소, 통곡물 섭취 빈도를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폐 기능은 ‘1초 동안 힘껏 내쉴 수 있는 공기량(FEV1)’을 기준으로 측정됐다. 이 지표는 호흡기 질환 연구에서 흔히 사용되는 방법으로, 폐 건강 상태를 가늠하는 대표적인 기준이다. 동시에 차량과 산업시설에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PM2.5) 농도를 활용해 대기오염 노출 정도를 반영했다.

 

그 결과 초미세먼지 농도가 세제곱미터당 5마이크로그램 증가할 때, 과일을 거의 섭취하지 않는 사람의 FEV1은 평균 78.1밀리리터 감소했다. 반면 하루 4회 이상 과일을 먹는 여성은 감소폭이 57.5밀리리터에 그쳤다. 연구진은 여성이 남성보다 과일 섭취 빈도가 높아 이러한 보호 효과가 여성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으로 해석했다.

 

 

레스터대학교 환경보건·지속가능성 센터의 박사과정 연구원 핌피카 카위스리는 유럽호흡기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건강한 식단은 남녀 모두에게서 대기오염 노출과 관계없이 더 나은 폐 기능과 관련이 있었다”며 “특히 하루 4회 이상 과일을 먹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폐 기능 저하가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일에 포함된 항산화·항염 성분이 초미세먼지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을 줄여 일부 해로운 영향을 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사회적 격차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럽호흡기학회 직업·환경보건 전문가 그룹 의장인 사라 데 마테이스 교수는 “신선한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식단이 호흡기 건강에 유익하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면서도 “사회·경제적 요인에 따른 건강 식단 접근성의 차이는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성질환 예방뿐 아니라 육류 위주의 식단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초등학교 시기부터 식물성 식단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천식+폐 질환’ 단체의 사라 슬리트 대표도 이번 연구를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일이 폐 기능을 돕는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대기오염의 부정적 영향을 줄일 수 있다는 점까지 확인된 것은 중요한 발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타민 C와 K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는 폐 건강을 지키는 데 특히 효과적이며, 균형 잡힌 식단에 포함될 경우 오염 같은 외부 압력에 직면한 폐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비용 문제로 인해 건강한 식품 접근성이 불평등하게 분포하고 있으며, 대기오염 피해 역시 저소득층과 소수민족 집단에서 더 심각하게 나타난다”며 “정부는 WHO 권고 기준에 맞는 강력한 법적 대기질 목표를 마련해 건강 불평등을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식단과 폐 건강의 연관성을 넘어, 환경 요인과 생활 습관이 어떻게 맞물려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과일과 채소 중심의 건강한 식습관을 권장하는 동시에, 대기오염 저감 정책을 병행해야만 국민 건강을 실질적으로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영 기자 min@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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