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소비 줄이면 의료비 수십억 달러 절감 가능

  • 등록 2025.10.16 14:4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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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선진국에서 적색육과 가공육 소비를 조금만 줄여도 의료비 지출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비영리 연구기관 제로카본애널리틱스(ZCA)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식습관 개선이 의료 재정 절약과 보건 인력 확충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치료보다 예방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ZCA 분석에 따르면 가공육으로 인한 질병 부담을 10% 줄이면 매년 약 90억 달러가 절약돼 간호사 13만 명을 추가 고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이를 30%까지 낮출 경우 절감액은 280억 달러로 늘어나며, 약 37만4,000명의 간호사 인건비를 충당할 수 있다. 적색육 역시 10%만 감축해도 연간 63억 달러, 30% 줄이면 190억 달러가 각각 절감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단순히 의료비를 늘린다고 해서 성과가 담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의료비를 지출하지만, 육류 관련 질환 부담은 여전히 다른 나라보다 심각하다. 이는 생활습관 개선 없는 재정 투입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식단 전환은 공중보건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지목됐다. 가공육과 적색육 소비를 줄이면 당뇨병, 심혈관 질환, 암 등 주요 질환 발생을 예방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장기적인 의료비 절감으로 이어진다. ZCA는 이전 고염 식단 연구를 인용해 “질병 치료 비용은 소금 저감 정책보다 100배 이상 비쌀 수 있다”며, 육류 감축 역시 비용 효율적임을 강조했다.

 

 

이번 분석은 고소득 국가를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ZCA는 중저소득 국가에서 빠르게 늘고 있는 육류 소비에도 주목했다. 의료 시스템이 취약한 국가들이 같은 소비 패턴을 따를 경우 건강과 경제적 부담이 훨씬 더 커질 수 있다는 경고다.

 

ZCA는 각국 정부가 육류 소비 억제를 보건정책의 중요한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설탕세·소금세와 유사한 세금 부과나 마케팅 규제를 통해 소비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부가가치세(VAT) 개편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고기 가격을 높이고 과일·채소 가격을 낮추는 방식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는 건강 증진뿐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ZCA는 보고서를 통해 “질병 발생 이후 치료하는 것보다 예방을 통한 부담 경감이 훨씬 비용 효율적”이라며, 육류 소비 감축이 단순한 식습관 조정이 아니라 의료비 절감과 보건 인력 확충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핵심 전략임을 거듭 강조했다.

최유리 기자 yuri@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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