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거트, 뼈 건강 효과 ‘과대평가’…골절 예방엔 한계 드러나

  • 등록 2025.10.23 09: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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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요거트가 뼈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지만, 실제로는 골절 예방이나 골밀도 향상에 뚜렷한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연구진은 “요거트의 뼈 건강 효과를 단정하기엔 근거가 부족하다”며 향후 표준화된 제품을 활용한 고품질 임상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뉴트리션(Frontiers in Nutrition)'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1970년부터 2023년까지 발표된 관련 연구를 분석하고 2024년 말까지의 추가 자료를 검토했다. 연구진은 코크란 라이브러리, 퍼브메드(PubMed), 스코퍼스(Scopus) 등 주요 데이터베이스에서 요거트 섭취가 성인의 뼈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논문을 체계적으로 수집했다. 대상은 골다공증 유무와 관계없이 성인이었으며, 요거트 섭취군과 비섭취군, 혹은 비발효 유제품 섭취군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총 1302건의 문헌 중 14건만이 연구 기준을 충족해 최종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이 중 대부분은 관찰 연구였으며, 폐경기 이후 여성 등 다양한 성인 집단을 대상으로 골절 위험, 골밀도(BMD), 뼈 관련 생체지표 등을 측정했다. 그러나 요거트를 독립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단 한 편뿐이었고, 나머지는 우유나 기타 유제품과 함께 평가됐다.

 

일부 연구에서는 요거트 섭취가 뼈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보였으나, 결과가 일관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요거트를 자주 섭취한 집단에서 요골(팔뼈) 골다공증 위험이 낮게 나타났고, 여성의 경우 요거트 섭취량이 많을수록 대퇴골과 고관절의 골밀도가 높게 측정됐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요거트가 고관절 골절에 약한 보호 효과를 보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메타분석에서도 요거트 섭취와 고관절 골절 위험 간의 명확한 상관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퇴골 골밀도에는 미세한 긍정적 영향이 있었지만, 그 효과 크기는 표준화 평균차 약 0.009로 임상적으로 의미 없는 수준이었다. 즉, 요거트를 섭취한다고 해서 뼈가 실질적으로 강화되거나 골절을 예방할 수 있다고 보긴 어렵다는 결론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의 한계로 대부분의 연구가 관찰 연구에 기반하고 있으며, 요거트 섭취량과 건강 효과 간의 ‘용량 반응 관계(dose-response relationship)’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기존 연구들이 제품의 지방 함량, 비타민 강화 여부, 살아있는 유산균 존재 등 세부 특성을 명시하지 않아 기전을 명확히 해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요거트는 Lactobacillus delbrueckii bulgaricus와 Streptococcus thermophilus의 공생 작용으로 만들어지는 발효 유제품으로, 비타민 K, 비타민 B군 등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함유한다. 단백질, 칼슘, 칼륨, 아연, 셀레늄 등도 풍부해 뼈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분석은 이러한 영양학적 이점이 반드시 임상적 효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 관계자는 “요거트는 일반적으로 건강식품으로 인식되지만, 실제로 성인의 골밀도 개선이나 골절 예방 효과는 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앞으로는 유산균 종류나 제품 성분 차이가 뼈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거트의 효능을 과대평가하기보다, 뼈 건강 유지에는 칼슘·비타민D 섭취와 꾸준한 운동, 생활습관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요거트 섭취가 뼈 건강에 일부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있으나, 이를 뼈 강화나 골절 예방의 결정적 요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재확인한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균형 잡힌 식단 속 하나의 선택지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최유리 기자 yuri@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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