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상위 0.1% 부유층, 하루 탄소배출량이 하위 50%의 1년치…옥스팜 “기후 위기, 불평등의 재난”

  • 등록 2025.10.29 10: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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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최유리 기자]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은 세계 최상위 0.1% 부유층이 하루 동안 배출하는 탄소량이 전 세계 하위 50% 인구가 1년 동안 배출하는 양보다 많다고 밝혔다. 옥스팜은 다음달 10일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29일 발표한 보고서 『기후 위기: 불평등이 불러온 세계의 재난』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상위 0.1% 부유층 한 명이 하루에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800kg이 넘는 반면, 하위 50% 인구의 1인당 하루 배출량은 2kg에 불과하다. 옥스팜은 “모든 사람이 초부유층처럼 배출한다면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한 탄소예산이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소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옥스팜은 초부유층이 단순히 과도한 소비를 넘어 오염 산업에 막대한 자산을 투자하며 기후 파괴로부터 이익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억만장자 1명이 투자로 인해 연간 평균 19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이는 개인 전용기로 지구를 약 1만 바퀴 도는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억만장자들의 투자 중 약 60%가 석유·광업 등 고탄소 산업에 집중돼 있어, 이는 글로벌 1200대 기업 지수(S&P Global 1200)에 평균 투자했을 때보다 2.5배 많은 배출량을 초래한다. 이들 308명의 투자로 발생하는 배출량은 118개국의 총 배출량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아미타브 베하르 옥스팜 인터내셔널 총재는 “기후 위기는 곧 불평등의 위기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은 기후 파괴를 조장하고 그로부터 이익을 얻는 반면, 피해는 전 세계 대다수 시민이 감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부와 권력이 소수에게 집중된 결과, 그들이 기후정책 결정권까지 장악하고 있다”며 “초부유층의 로비 활동을 금지하고, 기후 위기로 피해를 입은 이들이 의사결정의 중심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옥스팜은 지난해 COP29에서 석탄·석유·가스 산업 로비스트 1773명이 참가 승인받았으며, 이는 기후 취약국 상위 10개국 대표단을 모두 합친 수보다 많다고 지적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 선진국들은 반(反)기후 로비스트들의 거액 후원을 받아 기후 관련 법률을 완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또한 기후위기의 피해가 저소득 국가와 여성, 소녀, 선주민 등 사회적 약자에게 불균형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상위 1%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로 인해 세기말까지 약 130만 명이 폭염으로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며, 2050년까지 저소득 및 중하위소득 국가에서 44조 달러의 경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옥스팜은 지구 온난화를 1.5도 이내로 제한하려면 2030년까지 최상위 1%는 97%, 최상위 0.1%는 99%의 1인당 배출량을 감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옥스팜은 COP30을 앞두고 각국 정부에 초부유층의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부유세, 화석연료 기업 초과이윤세 등 과세를 도입하고, 유엔 국제조세협력 프레임워크 협정 지지를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화석연료 기업의 기후협상 참여를 금지하고, 지속가능성 규제를 강화하며, 초부유층의 이익을 우선하는 무역·투자협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시민사회와 원주민 집단의 참여를 강화하고, 역사적 책임에 기반한 공정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설정해 선진국의 기후재정 지원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옥스팜은 “경제적 불평등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 사람과 지구를 최우선으로 하는 경제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유리 기자 yuri@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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