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식 식단, 골반저 기능·성 건강 개선 효과…“비약물적 치료 가능성”

  • 등록 2025.10.29 14: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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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지중해식 식단을 비롯한 항염증 중심의 건강한 식습관이 성기능과 요실금 등 골반저 기능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물리치료나 약물치료에만 의존하지 않고, 식이 조절만으로도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되며 주목받고 있다.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뉴트리션(Frontiers in Nutrition)’에 최근 게재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에 따르면, 연구진은 총 31편의 논문을 종합·재분석해 식이요법이 골반저기능장애(Pelvic Floor Dysfunction, 이하 PFD)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을 통해 수백만 명이 겪고 있는 성기능 장애나 요실금 등 증상 완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식단의 역할을 규명하고자 했다.

 

골반저기능장애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질환으로, 골반저 근육이 약해지거나 손상돼 소변이나 대변을 조절하기 어려워지거나, 성기능 장애와 골반 통증이 나타나는 복합적인 상태다.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증상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며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적지 않다.

 

 

기존 치료는 케겔 운동 등 물리치료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나, 최근 연구들은 식습관이 염증 조절과 대사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항염증 식단이 성기능 향상에 도움이 되고, 반대로 고염 식단은 과민성 방광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결과들이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관련 연구는 단일 영양소의 효과에 집중된 경우가 많아, 식단 전체의 영향력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부족했다.

 

이번 연구는 PRISMA(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보고 지침)에 따라 PubMed, Web of Science, Embase 등 주요 데이터베이스에서 2024년 8월까지 발표된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지중해식·DASH(고혈압예방식단)·식물성·항염증·친염증 식단 등 5가지 식이 패턴을 다룬 31편의 연구가 선정됐으며, 이 중 14편의 데이터를 종합해 메타분석이 이루어졌다.

 

분석 결과, 지중해식과 항염증 식단을 유지한 집단은 성기능 장애 발생 위험이 31% 낮았으며, 전향적 연구에서도 성기능 점수가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사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개선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는데, 이는 염증과 혈관 내피 기능 개선이 주요 기전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면 단순히 식물성 위주의 식단만으로는 일관된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항염증성’이 핵심 요인임이 확인됐다.

 

요실금 관련 결과도 눈에 띈다. 염증을 유발하는 식단(높은 식이염증지수)은 요실금과 변실금 위험을 높였고, 반대로 항염증 식단은 위험을 유의미하게 낮췄다. 특히 저염식 위주의 DASH 식단은 하부요로 증상 완화에도 효과를 보였다. 다만 전향적 분석에서는 직접적인 통계적 유의성은 낮았는데, 연구진은 체중 감소와 복부 압력 완화가 간접적으로 증상 개선에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를 주도한 학계 관계자는 “지중해식이나 항염증 식단은 단순히 건강을 유지하는 수준을 넘어, 성기능 개선과 요실금 완화 등 골반저 기능 향상에 실질적 효과를 보일 수 있다”며 “식단 조절은 비용 부담이 적고 부작용이 거의 없는 만큼, 임상 현장에서 병행 치료로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다만 이번에 포함된 연구 대부분이 관찰연구 형태여서 인과관계 단정에는 한계가 있으며, 체질량지수(BMI) 등 교란 요인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이번 분석은 식단이 골반저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비약물적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한 가장 강력한 근거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비만, 당뇨병 등 대사 질환을 동반한 환자들에게 특히 지중해식 식단이 유익할 것”이라며 “식이요법을 치료의 일환으로 병행하면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식단을 단순한 생활습관이 아닌, 질환 관리의 한 축으로 확립할 필요성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민영 기자 min@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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