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경고] 호주 북부, 봄부터 40℃ 폭염…해양열파가 계절 재편

  • 등록 2025.11.02 02: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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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김민영 기자] 호주 북부 지역이 봄철인 10월에 40℃를 넘는 폭염을 겪으며 계절 구조가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호주 기상청은 지난 10월 31일(현지시간) 북부 퀸즐랜드주와 노던 준주의 일부 지역이 올해 가장 더운 10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두 지역의 10월 평균 최고기온은 29~32℃ 수준이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연일 40℃를 웃도는 날씨가 이어졌다.

 

퀸즐랜드주 중부 버즈빌에서는 지난 21일 최고기온이 46.1℃를 기록해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남부 끝단의 와나어링 마을 역시 44.9℃로 종전 기록을 경신했다. 노던 준주 다윈국제공항은 10월 평균기온이 34.8℃로 집계돼, 1910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최고 수준에 달했다.

 

호주 기상청 휴 맥도웰 수석기후학자는 “올해 10월은 호주 전체로 보면 역대 세 번째로 더운 달이었다”며 “퀸즐랜드와 노던 준주는 최고기온뿐 아니라 최저·평균기온 등 모든 항목에서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번 폭염의 주요 원인으로 ‘해양열파’를 지목했다. 코럴해와 카펜테리아만의 해수온이 평년보다 1.5~2℃ 높아지면서 대기 하층 에너지가 증가했고, 여기에 고기압 정체로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열돔’ 현상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9월 남극 성층권의 급격한 온난화가 호주 전역에 고온건조한 기류를 유입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뉴사우스웨일스대 마틴 유커 박사는 “올해 초까지는 습한 날씨가 이어졌으나, 성층권 온난화 이후 건조한 기후가 지속됐다”며 “남극 상공의 극 소용돌이가 약화돼 순환계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단순한 이상기온이 아니라 ‘계절 재편’의 신호라고 경고한다. 호주국립대 사라 퍼킨스 박사는 “10월에 40℃를 기록하는 현상이 이제는 예외가 아니라 새로운 평균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기후위기로 인해 계절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 관측자료에 따르면 퀸즐랜드의 봄철 평균 최고기온은 1990년대 29.8℃에서 2020년대 31.9℃로 상승했으며, 올해는 33℃ 안팎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봄의 여름화’ 현상이 뚜렷해진 결과로 보고 있다.

 

호주 기상청은 “지난 7월 이후 주변 해수온이 관측 이래 가장 높거나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따뜻해진 바다는 수증기와 에너지를 더 많이 공급해 폭풍과 사이클론, 집중호우의 강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호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카리브해 섬나라들을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멀리사’ 역시 해양열파의 영향으로 규모가 커졌으며, 한국에서도 지난해부터 동해와 남해의 해수온이 평년보다 최대 1.5℃ 높게 나타나 봄·가을 폭염과 열대야가 증가했다.

 

휴 맥도웰 연구원은 “해양온난화는 특정 지역의 기상이변이 아니라 지구적 차원의 구조적 변화”라며 “계절의 재편이 이미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김민영 기자 min@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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