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토식단, 알츠하이머 예방에 효과…“유전자 따라 뇌 건강 개선 가능성”

  • 등록 2025.11.06 11: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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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김민정 기자] 고지방·저탄수화물 식단으로 알려진 케토식단(ketogenic diet)이 뇌 건강을 유지하고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특정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에게서 그 효과가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확인되며, 맞춤형 영양 전략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미주리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케토식단이 후기 발병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위험 인자로 알려진 ‘APOE4’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아이링 린(Ai-Ling Lin) 교수와 박사과정 연구원 키라 이바니치(Kira Ivanich)가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동물 실험을 통해 케토식단의 뇌 에너지 대사 및 장내 미생물 변화를 관찰했다.

 

연구 결과, APOE4 유전자를 가진 암컷 쥐들은 케토식단을 섭취했을 때 장내 세균 구성이 더 건강하게 유지되고, 뇌 에너지 수준도 대조군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같은 유전자를 가진 수컷 쥐에서는 이러한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성별 차이가 케토식단의 효과가 개인의 유전적 특성과 생리적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케토식단은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지방 섭취를 늘려 체내에서 케톤체(ketone bodies)를 생성하는 식이법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뇌는 포도당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만, APOE4 유전자를 가진 일부 사람들은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에너지로 전환하지 못해 인지 저하가 일찍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이바니치 연구원은 “케토식단을 통해 생성된 케톤체가 대체 에너지원으로 활용되면, 뇌세포의 기능 저하를 늦추고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특정 식단이 건강에 좋다는 차원을 넘어, 개인의 유전자와 생리적 특성에 맞는 ‘정밀 영양학(precision nutrition)’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며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식단이 효과적일 수는 없기 때문에, 유전자형, 장내 미생물, 성별, 나이 등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대부분 되돌리기 어렵고, 주로 65세 이후에 발병한다. 이에 연구진은 “뇌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발병 전부터 시작돼야 한다”며 “케토식단이 예방적 차원에서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신경화학 저널(Journal of Neurochemistry)’에 게재됐으며, 케토식단이 유전자별 맞춤형 식이요법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를 주도한 이바니치 연구원은 “알츠하이머로 고통받던 할머니를 보며 연구를 시작했다”며 “이번 결과가 많은 사람들에게 뇌 건강을 지키는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진은 인간 대상 임상 연구를 준비 중이며, 케토식단이 실제 알츠하이머 환자나 고위험군의 인지 기능에 미치는 장기적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식습관을 통한 뇌 건강 관리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민정 기자 kimmj@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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