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산업, 전 세계 탄소배출의 3분의 1 차지…‘재료 혁명’ 시급

  • 등록 2025.11.07 11: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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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전 세계 탄소배출의 약 3분의 1이 건설 산업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시멘트, 벽돌, 철강 등 전통적인 건축자재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전문가들은 ‘재료 혁명(material revolution)’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최근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어스 앤드 인바이런먼트(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 세계 건설 관련 탄소배출량의 55% 이상이 시멘트 기반 자재, 금속, 벽돌에서 발생했다. 유리·플라스틱·화학제품 등에서 6%가, 운송과 기계, 현장 작업 등에서 37%가 추가로 배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베이징대 차오후이 리 연구책임자는 “건설 부문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의 3분의 1을 차지하게 됐다”며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40년께 연간 2℃ 온도 상승 제한을 위한 탄소 예산을 초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프라잘 프라단 교수는 “2023년부터 2050년까지 건설 부문에서 누적 4400억 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한 잔여 탄소예산을 모두 소진하는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는 49개국, 163개 산업 부문을 대상으로 약 30년간의 데이터를 추적해 건설 부문의 배출 구조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1995년에는 고소득국이 건설 관련 배출의 절반을 차지했으나, 2022년에는 개발도상국의 배출 비중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에서 철강과 시멘트를 중심으로 한 인프라 개발이 활발해지며 배출이 집중되고 있다. 반면 목재나 바이오 기반 재료 등 저탄소 대체재의 활용은 줄어드는 추세다. 연구진은 이를 ‘놓친 기회’로 평가하며 “환경뿐 아니라 에너지 효율과 주거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위르겐 크로프 연구원은 “국가별 여건에 따라 탈탄소화 접근법은 다를 수 있다”며 “전통적 자재 의존을 줄이고, 대체 재료를 탐색하는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특히 선진국이 ‘재료 혁명’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력과 자본이 풍부한 국가들이 먼저 저탄소 건축 규제와 설계 혁신을 추진해야 하며, 개발도상국에는 기술과 정책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IIASA)의 한스 셸른후버 교수는 “인류는 철강과 시멘트로 스스로를 모서리에 몰아넣었다”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도시를 구성하는 재료 자체를 재창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순환경제와 혁신, 국제 협력을 기반으로 한 전 지구적 재료 혁명이야말로 건설 부문을 기후 문제에서 해법의 중심으로 바꿀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건축 방식과 자재 선택이 미래의 기후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지금의 선택이 지구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분명히 제시됐다.

최유리 기자 yuri@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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