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지구 온난화가 심화될 경우 오는 2100년 전 세계 호수와 저수지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이 현재보다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스웨덴 연구진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수온 상승, 얼음 없는 기간 확대, 저수지 면적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내륙수계 메탄 배출을 크게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고온 시나리오에서는 배출량이 최대 두 배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메탄은 단기간 온난화 효과가 강한 온실가스로, 대기 잔존 기간은 이산화탄소보다 짧지만 수십 년 단위의 기후 영향력은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은 연간 약 5억75백만톤으로 분석되며, 이 중 호수와 저수지가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러한 수계 배출량은 기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스웨덴 린쇼핑대학교의 환경변화학 교수 데이비드 바스트비켄은 내륙수계에서 메탄이 생성되는 과정과 기후 변화가 이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왔다. 호수와 저수지 바닥의 산소가 부족한 퇴적층에서는 식물 잔재물과 유기물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면서 메탄이 자연적으로 형성된다. 생성된 메탄은 기포 형태로 대기 중으로 이동하거나, 물에 용해돼 일부가 미생물에 의해 소비된다.
연구팀은 전 세계 주요 기후대에 위치한 호수 및 저수지 767곳의 실측 자료를 기반으로 데이터 기반 예측 모델을 구축했다. 해당 모델은 수온 변화, 얼음 없는 기간 길이, 영양염류 농도, 수면 면적 확대 등을 변수로 적용해 향후 메탄 배출 변화를 추정했다. 모든 기후 시나리오에서 수온 상승은 메탄 배출 증가와 뚜렷한 연관성을 보였다.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강화되는 경우 증가 폭은 3분의 1 수준에 그치지만, 높은 온난화 경로를 따를 경우 메탄 배출은 약 9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스트비켄은 기후 변화 추세가 지금과 같이 유지될 경우 미래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호수와 저수지의 메탄 배출 증가는 기후 시스템 내에서 ‘양의 피드백’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온이 상승하면 수온도 높아지고 얼음 없는 기간이 길어지며, 이는 미생물의 메탄 생성 활동을 촉진해 추가적인 온난화 효과를 일으킨다. 이러한 순환은 기후 변화 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드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인공 저수지의 배출 증가율은 특히 높게 나타났다. 많은 저수지가 온난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농경지·도시·산업 지역에서 유입되는 영양염류가 조류 성장과 메탄 생성 미생물 활동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위 변화가 잦은 환경에서는 메탄 기포의 직접 방출이 더욱 용이해지는 것으로 관측됐다.
열대 및 아열대 지역의 저수지는 연중 높은 수온으로 인해 메탄 생성 활동이 지속돼 배출 증가 폭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 습지 메탄 배출량도 기온 상승 시 약 30%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된 바 있어, 자연수계 전반의 메탄 배출 증가는 기후 정책 검토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바스트비켄은 사회 전반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이 기후 냉각 효과뿐 아니라 미래 메탄 배출 증가를 억제하는 이중 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메탄은 대기에서의 수명이 짧아 배출 저감 시 영향이 빠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기후 대응 차원에서 중요한 관리 대상이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워터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