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김민영 기자]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칠레 연어 산업은 세계 두 번째 규모로 성장했음에도 노동 안전과 환경오염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현지 어업 종사자와 원주민 공동체는 산업 확장 과정에서 심각한 구조적 위험이 발생하고 있다고 호소하며, 안전·환경 관리 체계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칠레 파타고니아 마울인 지역 주민들은 양식장에서 반복되는 사고를 주요 문제로 언급한다. 2019년 잠수 작업 중 발생한 사망사고는 안전 규정 미준수 여부를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졌고, 감독기관 조사에서 일부 노동·안전 규정 위반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 측은 법적 절차를 통해 보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은 환경단체 에코세아노스 자료를 인용해 2013년부터 2025년 7월까지 칠레 연어 산업에서 83명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노르웨이에서는 동일 기간 3건이 보고돼 산업 간 안전관리 수준 격차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양식 산업의 구조적 위험성과 안전 인력 부족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칠레는 연어 토착서식지가 아님에도 외래 도입 이후 40여 년 동안 산업이 급격히 성장해 미국 최대 공급국으로 자리 잡았다. 2025년 1분기에는 5만6474톤이 미국으로 수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생산 규모 확대와 달리 환경관리는 충분히 따라가지 못해 오염 우려가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칠레는 2024년 한 해 동안 351톤의 항생제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항생제 사용을 사실상 중단한 노르웨이와 대비되는 수준이다. 연구진은 투입된 항생제의 상당량이 해양 환경에 잔류할 가능성을 지적하며 내성균 발생 위험을 경고했다. 이들은 항생제 집약형 양식 시스템이 장기적으로 생태계와 인간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성게, 홍합 등 주요 어종 감소로 생계 기반이 취약해진 소규모 어민 사례도 전했다. 칠레 푸에르토 나탈레스 노동청 관계자는 7명의 인력으로 30개 양식장을 점검해야 하지만 선박과 항공 장비가 없어 연 1~2회 방문 점검이 한계라고 밝혔다. 그는 산업의 지속가능성은 생산량뿐 아니라 생산 조건과 관리체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내륙 지역에서도 오염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 아라우카니아와 로스리오스 지역 강에서는 물빛 변색, 슬러지 축적 등 오염 정황이 나타났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관련 주민 공동체는 생태계 변화와 건강 영향 우려를 제기하며 법적 대응을 진행 중이다.
가디언은 체스케 알토 지역 마푸체 공동체 사례를 소개하며, 연어 양식 이후 가축 폐사, 약초 채취 제한, 의례 공간 접근 어려움 등 생활·문화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2021년 양식장 운영이 일시 중단됐을 때 강 생태 일부가 회복되는 모습이 관찰됐다는 증언도 전했다.
전문가들은 칠레 연어 산업이 수출 확대에 기여했지만, 환경관리와 노동 안전을 강화하지 않으면 장기적 지속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양식장 관리 강화, 항생제 사용 감축, 지역 공동체 참여 확대 등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