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김민영 기자] 폴란드가 최근 모피농장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며 유럽 내 동물보호 정책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했다. 주요 생산국이었던 폴란드가 오는 8년 내 전면 중단을 결정함에 따라 국제 모피 시장의 축소 흐름도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번 조치는 수십 년간 이어진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와 동물복지 개선 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알려졌다.
폴란드는 오랜 기간 여우, 밍크, 친칠라, 너구리 등 야생동물을 농가형 시설에서 사육해 왔다. 협소한 철망 우리에 장기간 가둬 두는 방식은 스트레스와 상해를 유발한다는 조사 결과가 반복적으로 제기됐으며, 사육 환경이 공장식 축산 구조와 유사하다는 비판도 꾸준히 나왔다. 현지 여론조사에서는 다수가 모피농장 금지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 공감대가 이미 형성된 상황이었다고 알려졌다.
최근에는 식물성 대체소재를 활용한 비건 패션 산업이 성장하며 모피 사용의 경제적 필요성도 줄어들었다. 일부 패션 브랜드는 환경 부담을 줄이고 동물 착취 요소를 배제한 소재 개발에 집중하면서 모피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연구진은 이러한 흐름이 모피산업 전반의 구조적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폴란드 내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번 정책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비영리단체들은 사육시설 실태를 조사·공개해 문제점을 부각시켰으며, 농촌 지역 주민들과 연대해 정치권을 설득하는 전략을 펼쳤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러한 연대는 정파와 지역을 넘어선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번 결정은 유럽연합 차원의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러 회원국에서 모피산업 제한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폴란드의 정책 변화는 EU 전체 금지 논의를 촉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체 측은 EU가 모피 생산을 제한하면 동물복지 개선과 환경 부담 완화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 패션계에서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뉴욕패션위크는 향후 런웨이에 모피 사용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으며, 이를 계기로 주요 디자이너와 브랜드의 소재 선택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관계자는 이러한 흐름이 글로벌 패션산업의 지속가능성 논의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모피산업의 축소는 윤리적 소비에 대한 인식 변화와 더불어 환경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책과 맞물려 가속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선택과 정부 규제가 함께 작동할 때 동물복지 개선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조치는 동물과 환경을 고려하는 산업 구조로의 전환이 가능하다는 사례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