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버거’ 이름 걸고 식물성 대체육 논쟁

  • 등록 2025.12.14 12: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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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소시지 명칭 사용 놓고 소비자 혼동·산업 성장 논쟁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유럽연합(EU)에서 식물성 대체육과 배양육 제품의 명칭 사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버거’ ‘소시지’ 등 기존 육류를 연상시키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는지를 놓고, 소비자 보호와 식품 산업 발전이라는 두 가치가 맞서는 상황이다. 해당 논의는 일부 회원국의 농업 정책과 통상 환경 변화와도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식물성 대체육 또는 배양육 식품에 전통적인 육류 명칭을 허용할지 여부다. 프랑스 출신 셀린 이마르 유럽의회 의원이 EU 농업 규정 개정 과정에서 관련 수정안을 제안하면서 쟁점이 본격화됐다. 해당 사안은 유럽의회와 EU 이사회, 유럽집행위원회 간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규제 찬성 측은 육류 명칭이 단순한 제품 형태를 넘어 오랜 식문화와 축산업의 역사적 가치를 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일부 의원들은 식물성 제품에 육류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혼동을 줄 수 있으며, 전통 축산업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축산업 비중이 큰 국가일수록 이러한 입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반면 반대 측은 ‘식물성’ ‘채식’ ‘비건’ 등 표시만으로도 소비자가 제품 특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체육 업계와 관련 단체들은 명칭 제한이 제품 개발과 마케팅, 유통 과정 전반에 부담을 주고 산업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 해외 언론은 이러한 규제가 환경 보호와 지속가능한 식생활 전환이라는 EU의 정책 목표와도 충돌할 수 있다고 전했다.

 

 

유럽의회에서는 관련 수정안이 표결을 거쳐 가결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다만 이는 입법 절차의 일부 단계로, 실제 법제화까지는 추가 협의와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EU 기관 간 이견이 남아 있어 구체적인 적용 범위와 시행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대중 인사와 시민사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음악가 폴 매카트니는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식물성·채식·비건 표시만으로도 소비자 이해에 충분하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명칭 사용의 유연성이 환경과 건강을 고려한 식생활 선택을 장려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영국 정치권 역시 해당 논의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 영국 의원들은 유럽집행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명칭 규제가 경제 성장과 규제 간소화 기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렉시트 이후에도 EU 규정 변화가 영국 기업의 수출과 제품 표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 사안은 프랑스와 영국을 중심으로 한 국가별 이해관계 차이도 드러낸다. 프랑스는 축산업 보호 논리가 상대적으로 강한 반면, 영국은 대체육 산업 성장과 통상 환경을 고려한 접근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차이는 EU 내부 논의 과정에서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EU 내 협의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업계와 무역 전문 매체들은 ‘버거’ ‘소시지’ 등 용어 제한을 둘러싼 기관 간 의견 차로 최종 합의가 지연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공식 결정 전까지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상황이다.

김민영 기자 min@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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