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음식 플랫폼, 소셜미디어 소고기 레시피로 ‘기후 재앙’ 부추겨

  • 등록 2025.12.17 14: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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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는 소고기 중심 레시피가 기후위기를 국가 단위 온실가스 배출 수준으로 키우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인기 음식 콘텐츠가 개인의 식습관을 넘어 구조적으로 기후 재앙을 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생물다양성센터(Center for Biological Diversity)가 발표한 보고서 ‘기후 재앙을 부르는 레시피(A Recipe for Climate Disaster)’에 따르면, 주요 음식 플랫폼과 레시피 미디어는 가정 내 식재료 구매와 식단 선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여전히 소고기 요리를 핵심 콘텐츠로 다루고 있다. 소고기는 식품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하며, 산림 파괴와 수자원 고갈, 생물다양성 감소를 동시에 유발하는 대표적 고환경부하 식재료로 꼽힌다.

 

보고서는 영향력이 큰 10개 음식 플랫폼을 대상으로 2025년 4월 17일부터 5월 17일까지 한 달간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레시피 콘텐츠를 분석했다. 이 기간 동안 6개 플랫폼에서 총 38건의 소고기 레시피가 게시됐고, 이를 한 번 조리하는 데 필요한 소고기만 57파운드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계정을 구독하는 이용자들이 이 레시피를 한 차례씩만 따라 조리했을 경우, 한 달 동안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약 1208만톤에 달한다. 이는 휘발유 차량 약 280만 대가 1년간 주행할 때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 수준이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그 영향은 더욱 커진다. 주요 음식 플랫폼들이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소고기 레시피로 인해 발생하는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1억4500만톤으로 추정됐다. 이는 일부 중소 국가의 연간 배출량을 웃도는 규모다. 보고서는 특히 대형 미디어 그룹이 운영하는 레시피 플랫폼의 사례를 들어, 소셜미디어 기반 음식 콘텐츠의 기후 영향이 해당 기업의 사무실·운영 부문 배출량을 수천 배 초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고기 소비의 환경 부담은 온실가스에만 그치지 않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육류 생산, 특히 소 사육을 위해 광범위한 토지가 방목지로 전환되면서 숲과 초지가 훼손되고,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또한 소고기 생산에는 막대한 양의 물이 사용되며, 분뇨와 사료 재배 과정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은 하천과 호수로 유입돼 녹조와 수질 악화를 초래한다. 이러한 영향은 기후위기와 생태계 붕괴를 동시에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레시피 선택만으로도 기후 영향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소고기를 사용하는 일부 인기 레시피에서 동일한 중량의 콩류 등 식물성 단백질로 대체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이 98퍼센트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요리 콘텐츠의 방향 전환이 즉각적인 기후 완화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음식 플랫폼이 단순한 정보 제공자를 넘어 식문화와 소비 기준을 형성하는 영향력을 지닌 만큼, 기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소고기 레시피 게시 중단, 기존 콘텐츠에 대한 식물성 대체 제안, 전체 레시피 가운데 일정 비율 이상을 식물성 요리로 확대하는 등의 조치를 권고했다. 대중적 파급력을 지닌 음식 플랫폼의 선택이 개인의 식단 변화와 사회 전반의 기후 대응을 연결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유리 기자 yuri@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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