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동물실험시설 준공…동물단체 “국제 추세 역행, 대체시험법 도입해야”

  • 등록 2025.12.18 09: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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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최유리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동물실험 시설 준공을 두고 동물보호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대체시험법의 적극적인 개발과 활용을 촉구했다.

 

동물단체들은 지난 15일 KAIST 대전 문지캠퍼스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동물실험 시설 준공식이 열렸다고 밝혔다. 해당 시설은 연면적 6585㎡ 규모로, 지상 1층부터 4층까지 구성돼 있으며 1만4000개의 사육 케이지를 갖추고 최대 7만 마리의 실험동물을 동시에 사육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들은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지난 2024년 6월 공개한 ‘2024년도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운영실적 및 실험동물 사용실태’를 근거로 국내 동물실험 실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동물실험에 사용된 동물은 459만2958마리로, 10년 사이 200만 마리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험동물에게 가장 극심한 고통을 수반하는 ‘고통E등급’ 실험에 사용된 동물은 236만4100마리로 전체의 51.5%를 차지했다. ‘고통E등급’은 외과적 수술 등 심각한 고통이나 통증을 유발하면서도 마취제나 진정제를 사용하지 않는 실험을 의미한다. 여기에 ‘고통D등급’ 실험에 사용된 131만5849마리를 더하면, 고통D·E등급 실험에 사용된 동물은 총 367만9949마리로 전체의 80.1%에 달한다.

 

 

단체들은 미국과 유럽연합의 사례와 비교해 한국의 동물실험이 지나치게 비윤리적이고 잔인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미국과 유럽연합에서는 고통E등급 실험이 약 10% 내외에 그치며, 고통D·E등급을 합해도 약 20%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해외에서는 동물실험의 비윤리성과 과학적 한계를 문제 삼아 이를 줄이기 위한 정책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단체들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은 지난 2025년 4월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이에 따라 오가노이드와 인공지능 기반 모델 등 대체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역시 2025년 연말까지 원숭이를 사용하는 모든 연구를 단계적으로 종료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유럽연합도 동물실험 단계적 폐지를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 회원국들과 공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국내에서는 동물실험 중심의 연구 관행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동물대체시험법의 개발과 보급, 이용을 촉진하기 위한 법률안이 국회에 발의됐음에도 수년째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단체들은 인간과 동물이 공유하는 질병 비율이 1.16%에 불과하고, 동물실험을 통과한 신약의 약 95%가 인간 대상 임상시험에서 실패한다는 점을 들어 동물실험의 과학적 효용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동물보호연합 관계자는 “동물은 실험용이 아니라 생명체”라며 “국내 최대 규모의 동물실험 시설 준공은 국제적 흐름에 역행하는 조치로, 이제는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동물대체시험법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실제 연구 현장에 활용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명에는 한국동물보호연합, 동물의목소리, 카톡동물활동가, 한국비건채식협회, 한국비건연대 등이 참여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국내 최대 규모 동물실험 시설 건립을 규탄하며, 동물대체시험법을 적극 개발, 활용할 것을 촉구한다>

 

지난 12월 15일 'KAIST'(카이스트) 대전 문지캠퍼스에 국내 최대 규모의 동물실험 시설 준공식이 열렸다.

 

연면적 6585㎡(약 1,992평)으로 축구장 1개 면적과 맞먹는 크기이며 지상 1~4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14,000개에 이르는 사육 케이지(cage)와 최대 7만 마리에 이르는 실험동물을 동시에 사육할 수 있다.

 

지난 2024년 6월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024년도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운영실적 및 실험동물 사용실태'를 공개하였다.

 

그에 따르면, 2024년 국내에서 4,592,958마리가 동물실험에 사용되었으며, 10년 사이 200만마리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그리고 실험동물에게 가장 극단적인 고통을 수반하는 '고통E등급' 동물실험에 사용된 동물 숫자는 2,364,100마리로 전체의 51.5%로 절반이 넘었다.

 

'고통E등급' 동물실험은 외과적 수술이나 독성 약물 등을 주입하는 등 동물들에게 심각한 고통과 통증을 유발하면서도 과학의 순수성을 확보한다는 미명아래, 고통을 경감시키는 진통제나 진정제 등을 사용하지 않는 실험이다.

 

또한 '고통D등급' 동물실험은 1,315,849마리로 전체의 28.6%에 달하였는데, '고통D,E등급'을 합하면 3,679,949마리로 전체의 80.1%로 80%가 넘었다.

 

참고로, 미국과 유럽연합 등은 '고통E등급' 동물실험의 경우 약 10% 내외이고 '고통D등급'과 '고통E등급'을 합해도 약 20%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동물실험이 얼마나 비윤리적이고 잔인한 가를 보여준다.

 

외국에서는 동물실험의 비윤리성, 비과학성이 사회적 논란이 되며, 동물실험을 줄이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실제로, 지난 2025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발표하였으며, 이에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장기모사체인 '오가노이드'(Organoid)와 '인공지능'(AI) 모델', '3D프린팅'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또한 2025년 연말까지 원숭이를 사용하는 모든 연구를 단계적으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유럽연합(EU)도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서 회원국들과 공유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동물실험 지상주의', '동물실험 제일주의', '동물실험 만능주의' 등을 내세우며 동물실험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국회에서는 '동물대체시험법의 개발, 보급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되었지만,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고 몇년째 국회에서 계류하고 있다.

 

인간과 동물이 공유하는 질병은 1.16%에 불과하다. 그리고 동물실험을 통과한 신약의 약 95%가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에서 실패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동물실험을 통과한 신약의 부작용으로 매년 약 10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다. 그래서 동물실험은 과학이 아니라, 도박이라는 말이 나온다.

 

동물은 실험용이 아니다. 동물실험은 비윤리적이고 비과학적이다. 동물실험을 중단하라. 이번 국내 최대 규모의 동물실험시설 준공을 규탄하며, 국제적인 추세에 맞추어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동물대체시험법을 적극 개발, 활용할 것을 촉구한다.

 

2025년 12월 18일
한국동물보호연합, 동물의목소리, 카톡동물활동가, 한국비건채식협회, 한국비건연대

최유리 기자 yuri@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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