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김민영 기자] 북극 지역이 1900년 이후 관측 사상 가장 높은 연평균 기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관측 자료에 따르면 북극의 고온 현상은 특정 시기에 그치지 않고 여러 계절에 걸쳐 지속됐다. 과학계는 이번 기록이 전 지구적 기후변화의 구조적 진행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평가했다.
관측 결과는 북극이 지구 평균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온난화에 반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존에 유지되던 열적 안정성이 약화되면서 자연 시스템 전반에 변화가 누적되고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 변동이 아니라 장기적 추세라고 설명했다.
급격한 온도 상승은 북극의 취약한 생태계뿐 아니라 북반구 기후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변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생태계의 자연 적응 여지는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된다. 과학계는 대응 시점이 점차 앞당겨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해빙 감소는 북극 온난화를 가속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바다 얼음이 줄어들면서 태양 복사를 반사하던 표면이 감소하고, 어두운 해수가 더 많은 열을 흡수하게 된다. 이 과정은 해빙과 온난화를 반복적으로 강화하는 구조를 만든다.
대기 중 수증기 증가 역시 온난화 증폭에 영향을 미친다. 수증기는 열을 지표면 인근에 가두는 성질이 있어 자연적인 온도 조절을 어렵게 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메커니즘이 고위도 지역에서 특히 뚜렷하게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북극 해빙 면적은 관측 이래 가장 낮은 수준까지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따라 얼음 위에서 사냥과 이동, 번식을 해오던 해양 포유류의 생존 조건이 악화되고 있다. 생태계 전반의 균형도 점차 불안정해지고 있다.
기온과 습도의 변화는 툰드라 지역의 식생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대적으로 온화한 지역의 식물이 북쪽으로 확산되는 보리얼화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이는 북극 고유의 경관과 생태 구성을 변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영구동토층 해빙도 주요 변화 중 하나로 지적된다. 토양이 녹으면서 광물질이 유출되고 수질이 변해 하천과 개울의 색이 달라지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수생 생물의 생존을 어렵게 만든다.
이 같은 생태 변화는 먹이망 전체에 영향을 준다. 극한의 저온 환경에 적응해온 종들은 서식지를 잃고 있으며, 북극 생태계의 회복력은 점차 약화되는 추세다. 장기적으로 생물다양성 감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북극은 지구 기후를 조절하는 핵심 지역으로 평가된다. 북극의 온난화는 극지방과 중위도 간의 온도 차이를 줄여 대기 순환 패턴에 변화를 유도한다. 그 결과 다른 지역에서 극한 기상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랭 공기의 이동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이상 한파가 발생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강수 패턴이 불규칙해질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농업 생산성과 기반 시설, 식량 안보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후 시스템의 연쇄 반응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해빙은 북대서양의 주요 해류 변화와도 연관될 수 있다. 해류의 변동은 전 세계 기후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과학계는 북극에서의 변화가 더 이상 국지적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