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동물 매개 감염병 위험 두 배로 확대

  • 등록 2025.12.23 14: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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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김민영 기자] 기후변화가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되는 감염병 위험을 크게 높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온 상승과 강수 변화가 감염병 확산을 가속화하면서 전 세계 공중보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후 요인이 감염 위험을 키운 사례가 줄인 경우보다 약 두 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진은 기온, 습도, 강수량이 동물 매개 감염병의 발생과 확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파될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 53종이다.

 

연구는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 소속 연구진이 주도했으며, 65개국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했다. 한타바이러스, 광견병, 페스트, 탄저병, 웨스트나일바이러스, 에볼라 바이러스 등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감염병들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기후변화는 모든 질병에 동일하게 작용하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기온 상승은 감염병 확산을 가장 강하게 자극하는 요인으로 확인됐다. 온난화로 인해 위험이 증가한 경우는 감소한 경우보다 거의 두 배에 달했다.

 

 

이러한 경향은 모기와 진드기 같은 매개 곤충의 활동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연구진이 기온 변화와 병원체 간의 관계를 살펴본 사례 가운데 69%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연관성이 확인됐다. 기온이 오를수록 매개체의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는 설명이다.

 

반면 강수량과 습도의 영향은 보다 복합적으로 나타났다. 비와 습도는 경우에 따라 감염병 발생을 촉진하기도 하고, 반대로 확산을 억제하기도 했다. 이는 병원체를 옮기는 주체가 곤충인지, 설치류인지, 가축인지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구체적인 사례도 제시했다. 브라질에서는 주간 강수량이 20mm 증가할 경우 렙토스피라증 감염 위험이 12%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과 러시아에서는 연평균 기온 상승이 모기의 생존 기간을 늘리면서 웨스트나일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페스트의 경우 초기 온난화는 설치류 개체 수를 늘렸지만, 지나치게 높은 기온은 병원체 전파를 오히려 차단하는 경향을 보였다.

 

공동 저자인 데이비드 W. 레딩 연구자는 “기후변화는 지구상의 거의 모든 생명체에 영향을 미치는 전 지구적 과정”이라며 “이 과정이 다양한 동물과 그들이 전파하는 질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위해 연구진은 1만4000편이 넘는 학술 논문을 검토해, 수치와 통계로 영향을 입증한 218편의 실증 연구를 선별했다. 이를 통해 65개국에서 수집된 852건의 통계 자료를 종합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온도 변화에 민감한 동물 매개 감염병이 보고된 지역의 97%는 2041년부터 2070년 사이 연평균 기온 상승 폭이 1.5도를 넘을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기존 연구의 대부분이 단순 통계 모델에 의존해 복잡한 생물학적 과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한계도 함께 지적됐다. 실제로 비선형 관계를 분석한 연구는 전체의 13%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동물 종별 생태와 생물학적 특성을 반영한 정교한 분석 모델 개발과 함께, 전 세계적 감염병 감시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로 인한 공중보건 위험에 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영 기자 min@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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