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권광원 기자] 대통령직속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구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서울대학교 기후테크센터는 국내 산업의 탄소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 개발과 시장 조성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인식조사 결과를 지난해 12월 9일 밝혔다.
기후위 사무처와 서울대 기후테크센터가 기후·에너지·산업·환경 분야 전문가 2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탄소경쟁력을 대표하는 지표로 ‘저탄소 공정 및 생산방식 전환 역량’을 27%로 가장 많이 꼽았고, ‘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 전환’이 26%로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감축과 산업 발전을 동시에 추진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는 일정 부분 공감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정부 재정 투입과 민간 투자, 정책·제도적 지원은 전반적으로 미흡하다고 인식했다. 정부 재정 투입이 미흡하다는 응답은 56%, 민간 투자 상황은 63%, 정부 정책·제도는 51%로 집계됐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할 분야로는 ‘핵심 기술의 조기 개발 및 실증’이 30%로 가장 많았으며, ‘저탄소 제품의 수요 및 시장 활성화’가 28%로 나타났다. 특히 시장 활성화 방안으로는 구매 보조보다 생산 보조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38%로 가장 많았고, 일정 수준의 사용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24%를 차지했다.
온실가스 감축과 경제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는 자금 문제가 지목됐다. 공급망 탈탄소화 분야에서는 막대한 설비 투자 부담이, 산업 전환 분야에서는 개발된 기술의 실증과 상용화에 대한 정부 지원 부족이 주요 애로 사항으로 꼽혔다. 이와 함께 낮은 탄소 가격과 저탄소 제품의 가격 경쟁력 취약성 등 시장 형성을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해법으로 기술·시장·금융 전반의 기반 강화를 주문했다. 연구개발·실증 지원 시설 구축과 연구 장비 최신화, 초기 시장 조성을 위한 재정 투입 확대, 배출권 가격의 신호 기능 강화 등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아울러 정권 변화와 무관한 정책 일관성과 부처 간 의사결정을 조정할 통합 거버넌스 구축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서울대학교 기후테크센터 정수종 센터장은 “이번 조사 결과가 국내 산업의 탄소경쟁력 강화에 직접적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며 “향후 기후테크와 산업 전환 연구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상기 기후위 녹색성장국장은 “조사 결과는 산업계가 정부에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며 “탄소중립과 경제 성장을 함께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마중물 역할과 시장 조성자 역할이 중요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