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박영사는 행정 현장에서 반복되는 실패의 구조를 분석한 신간 『행정실패학: 왜 시민은 불안해지고 배제되는가』를 출간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책은 행정실패를 개인의 무능이나 단일 사건으로 보지 않고 제도, 조직심리, 정치 환경, 관계 구조가 맞물려 발생하는 현상으로 다룬다. 정책이 의도와 달리 기획, 예산, 인사, 관행, 부처 간 책임 회피, 정치적 압박 등을 거치며 변형되고, 그 결과가 시민 안전과 행정 신뢰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설명한다.
저자는 행정실패를 단순한 사업 좌초나 정책 목표 미달로 한정하지 않는다. 불합리한 관행을 알면서도 고치지 않거나, 비효율적인 제도를 방치하거나, 특정 집단의 압력으로 예산과 정책이 왜곡되는 상황을 묵인하는 것 역시 실패로 본다. 이러한 실패는 통계나 감사 결과에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구조 안에 흡수되고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을 짚는다.
책은 행정실패의 유형을 나누고 비슷한 실패가 되풀이되는 원인을 분석한다. 공적 권한과 예산이 사적 이익의 수단으로 전도되는 경우, 승진이 행정 동기의 중심이 되는 경우, 진영 논리가 전문성을 압도하는 경우, 절차는 늘어나지만 책임은 분산되는 구조 등이 주요 원인으로 제시된다.
행정실패의 피해는 예산 낭비에 그치지 않는다. 시민은 불안과 불편을 떠안고, 공직자는 업무의 본질보다 외부에 보이는 태도를 의식하며 소진될 수 있다. 정책 신뢰가 낮아질수록 갈등 조정 비용과 사회적 마찰도 커진다는 것이 책의 문제의식이다.
『행정실패학』은 실패를 비난하기보다 작동 방식을 이해해 다음 실패를 줄이기 위한 접근을 강조한다. 투명성 강화, 절차 간소화, 책임 구조의 명확화, 이해관계자 참여 기반의 정책 설계, 정치적 개입 최소화, 장기 비전의 제도화 등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저자는 “행정실패는 막을 수 없는 운명이 아니라, 관리하고 줄일 수 있는 현상”이라며 “30년의 경험이 후배 공직자들에게 작은 나침반이 되고, 우리 사회가 더 공정하고 투명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작은 돌멩이라도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