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정 기자] 어지럼증은 두통만큼이나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일상적인 기능에까지 영향을 줄 만큼 빈번하게 반복된다면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는 상태다. 머리가 빙글빙글 도는 느낌, 땅이 꺼지는 듯한 불안정감, 중심이 잘 잡히지 않는 증세, 물체가 겹쳐 보이는 복시 현상 등은 모두 어지럼증의 전형적인 표현들이다.
성인 인구 중 약 10%는 만성 어지럼증 증상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런 증상을 그냥 참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하지만 어지럼증은 단순한 신경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심혈관, 소화기, 내분비계 이상 또는 중풍의 전조 증상일 수 있어 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각적으로 접근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포항 풀과나무한의원 김제영 원장은 15일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어지럼증은 두통과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이때 단순히 증상 완화만을 목표로 진통제를 복용하거나 참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지럼증은 반드시 원인을 파악해 그에 맞는 방식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지럼증의 원인으로 ‘어혈’을 주목하며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포항어지럼증한의원 풀과나무 측에 의하면 김제영 원장이 임상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개발한 뇌청혈해독탕은 어지럼증 및 두통 치료에 폭넓게 사용된다. 이 한약은 뇌의 혈류 순환을 방해하는 어혈을 정리하고, 내부 장기 기능을 조절하면서 불편함을 줄여주는 데 목적이 있다.
어혈이 발생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위장의 소화 기능이 떨어지거나, 심장의 기능이 불균형할 때, 간에 열이 몰리거나 신장의 기운이 약해질 때, 또는 대장 내에 독소가 정체됐을 때에도 어혈이 형성될 수 있다. 뇌청혈해독탕은 이러한 장기 기능의 이상을 조절하면서 뇌혈류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구성된 처방이다. 한약의 복용과 함께 면역력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어지럼증 치료에 핵심적으로 활용되는 방식 중 하나는 뇌압조절법이다. 이 방법은 침 치료를 통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두개강 내 압력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약물만으로는 효과가 떨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뇌압을 안정적으로 낮춰주는 방법으로, 머리가 맑아지고 눈이 개운해지는 느낌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뒷목의 뻐근함이나 두통이 동반된 어지럼증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약침요법과 경락이완요법은 각각의 역할을 통해 혈류 순환을 도우며 어지럼증의 증상 완화를 유도한다. 약침은 한약재를 증류해 얻은 유효 성분을 경혈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침 자극과 약물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경락이완요법은 전신의 경직된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고, 신경계의 안정에 기여한다.
사암침법은 어지럼증 치료에 자주 적용되는 침 치료법으로, 귀 주변의 혈류 흐름을 안정화하는 데 효율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담, 심소장, 삼초폐, 신방광 등 8개 경락을 중심으로 침을 자입하며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경락의 불균형을 조절한다.
또한 뜸요법은 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약해진 기혈을 회복시켜주는 치료로, 전반적인 신체 기능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며, 반복되는 어지럼증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환약요법은 장기의 약화된 기능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장기 기능이 강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어지럼증 발생 빈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김제영 원장은 “어지럼증은 단순한 신경계 문제로 국한해서 보면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검사에서 원인을 찾지 못한 어지럼증은 어혈이나 장기 기능의 문제에서 출발한 경우가 많다.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치료 접근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증상이 반복될수록 신체적 피로는 물론 정서적인 피로도 누적되기 때문에, 단순히 참거나 시간에 맡기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어지럼증은 원인만 제대로 파악된다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증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