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아몬드를 하루 60g 이상 섭취할 경우 DNA 손상을 줄이고 체내 항산화 기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아몬드의 가공 방식이나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어 추가적인 표준화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에 따르면, 연구진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8건을 종합 분석해 아몬드 보충 섭취가 산화 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했다. 분석에는 총 424명의 참여자가 포함됐으며, 연구 대상자는 건강한 성인뿐 아니라 흡연자, 만성질환 환자까지 다양했다. 아몬드 섭취량은 하루 5g에서 168g까지, 기간은 4주에서 24주까지로 분포했다.
연구 결과, 하루 60g 이상 아몬드를 섭취한 집단에서 산화 스트레스의 대표적 지표인 말론다이알데하이드(MDA)와 8-하이드록시-2'-데옥시구아노신(8-OHdG) 수치가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MDA는 지질 과산화에 따른 손상 지표로, 분석에서는 평균 -0.46 감소(p=0.002)를 보였다. DNA 손상 지표인 8-OHdG는 평균 -5.83 감소(p<0.001)를 기록했다. 이는 고용량 아몬드 섭취가 세포 수준의 손상을 줄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체내 항산화 효소인 슈퍼옥사이드 디스뮤타아제(SOD) 활성도 전체 분석에서는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SOD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대표적인 항산화 효소다. 연구에서는 평균 2.02 증가(p=0.008)가 관찰됐다. 다만 하루 60g 이상을 섭취한 집단만을 따로 분석했을 때는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외에도 요산 수치는 소폭 감소했으나 글루타티온 퍼옥시다아제(GPx)에는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
연구진은 아몬드가 비타민 E, 폴리페놀, 단일불포화지방산 등 항산화 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산화 스트레스 완화에 유익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구들 간 이질성이 크다는 점도 지적됐다. 실제로 분석에 포함된 연구의 설계 방식과 참여자 특성이 서로 달랐고, 아몬드의 가공 방식(생·볶음, 껍질 제거 여부)에 따라서도 결과에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껍질 제거 과정에서 폴리페놀이 손실될 수 있고, 개인의 유전적 차이나 장내 미생물과의 상호작용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아울러 연구진은 “아몬드는 산화 스트레스 관리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적 기능성 식품으로 평가된다”면서도 “공중보건 차원에서 섭취 권장량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아몬드 섭취량과 기간, 가공 방식에 따른 효과를 표준화해 규명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화 스트레스는 활성산소종(ROS)이 과도하게 생성돼 체내 항산화 방어 체계가 이를 충분히 억제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이로 인해 세포 내 지질, 단백질, DNA가 손상되며, 장기적으로는 심혈관질환, 당뇨병, 암, 신경퇴행성 질환 등 만성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환경오염, 흡연, 불균형한 식습관 등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연구는 아몬드 섭취가 이러한 산화 스트레스의 대표적 지표를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모든 지표에서 동일한 효과가 확인된 것은 아니며, 연구 간 편차가 커 일반화에는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