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최지영 수습기자] 하남역사박물관은 오는 9월 19일부터 12월 7일까지 2025 지역문화특별전 '나라를 그리다: Symbols through Time'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 나라를 세우고 지켜온 힘이 단순히 제도와 영토에 있지 않고, 세대를 거듭하며 공동체를 묶어온 ‘상징(象徵)’의 힘에 주목한다.
나라의 정체성과 존립은 눈에 보이는 권력과 제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단군신화의 곰과 새, 불교와 유교의 질서, 대한제국과 태극기에 이르기까지, 상징은 역사를 관통하며 사람들을 하나로 엮어온 정신적 기반이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상징들을 다시 불러내어, 과거의 의미를 현재적 시선에서 되새기고, 오늘의 삶 속에서도 스스로를 상징하는 가치를 돌아보게 한다.
전시는 먼저 제1부 '권위(權威): 신화와 위세'에서 출발한다. 단군신화 속 곰과 새는 자연과 인간이 함께 나라를 세운 의미를 드러낸다. 방울, 칼은 단순한 물건을 넘어 통치자의 권위와 신성의 표상으로 자리했다. 이어지는 제2부 '이념(理念): 이상과 질서'는 불교와 유교가 국가의 정신적 토대를 세운 과정을 보여준다. 불국토를 지향한 건축과 불화, 유교적 도덕과 법제, 국새 및 청자, 백자 같은 공예품은 이상적인 사회상을 구현하려는 시대의 바람을 담고 있으며, 추상적 사상을 생활 속에서 체현한 구체적 상징으로 제시된다. 마지막으로 제3부 '정체(正體): 자주와 통합'에서는 대한제국 시기의 오얏꽃 문양, 화폐와 여권, 그리고 태극기를 통해 자주 국가로 나아가려는 의지와 국민적 통합의 열망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하남역사박물관의 소장품인 미해병대원 버스비어 기증 태극기는 전쟁에 참전한 미군이 오랜 세월 간직했다가 하남시에 기증한 환수 문화유산으로, 독립과 연대, 평화의 의미를 오늘에 전해주는 귀중한 상징이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유물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해설과 공간 구성은 설명을 넘어 관람객의 사유를 확장하도록 설계되어, 각자가 과거의 상징을 자신의 경험과 연결해 사유를 이어가게 한다. 보는 이를 일방적으로 이끄는 대신, 생각의 층위를 드러내게 하며, 시대마다 새겨진 상징이 오늘의 삶 속에서 새롭게 되살아나는 과정을 경험하게 한다.
'나라를 그리다: Symbols through Time'은 상징을 통해 국가 정체성과 공동체의 힘을 재발견하는 자리이다. 하남역사박물관은 이번 전시가 관람객에게 단순한 감상이 아닌 깊은 성찰과 자각의 시간을 제공하며, 각자의 기억과 일상 속에서도 자신을 상징하는 가치를 찾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특별전시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입장마감 오후 5시), 월요일은 휴관이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자세한 관람 정보는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