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정 기자] 목소리가 변하거나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한 감기나 인후염으로 치부하지 말고, 두경부 이상 질환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두경부는 눈과 뇌를 제외한 머리와 목 부위 전반을 아우르는 해부학적 영역으로, 입, 코, 혀, 후두, 인두, 침샘, 갑상선 등이 포함된다.
대표적인 두경부 질환으로는 두경부암이 있다. 인두암, 구강암, 후두암, 침샘암, 갑상선암 등으로 나뉘며, 암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달라진다. 후두암은 목소리 변화와 목 이물감으로 시작되고, 하인두암은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으로 나타난다. 침샘암은 귀밑이나 턱 밑에서 혹이 만져지고, 구강암은 입안의 만성 통증이나 궤양으로 확인되기도 한다. 이들 증상은 감기, 편도염, 위식도 역류와 비슷해 병원 방문이 늦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대구 참이비인후과 박훈 원장은 “두경부에 발생하는 이상 증상은 초기에 가볍게 지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일정 기간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며 “특히 음식을 삼킬 때 통증이 있거나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이어진다면 구조적 병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흡연, 과음, 위식도 역류, 반복적인 인후 자극 등은 두경부 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라며 “특히 흡연자는 음성 변화나 잦은 목 통증을 단순히 담배 때문이라 넘기지 말고 관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경부 진단은 이비인후과 진찰과 내시경, 초음파, CT, MRI, 필요 시 조직검사 등을 통해 이뤄진다. 최근에는 PET-CT로 암의 전이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다. 치료는 질환 종류와 진행 정도에 따라 수술, 방사선 치료, 약물 요법 등이 병행된다. 조기 발견 시에는 비교적 간단한 치료로 기능 보존과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진행된 경우 수술 범위가 넓어지고 후유장애 위험이 커져 정기 검진과 조기 대처가 중요하다.
박 원장은 “두경부 질환은 방치하면 호흡, 발성, 음식 섭취 등 기본적인 생명 활동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증상이 미미하더라도 전문 진료를 받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