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별 육류 공급망 전환 시 온실가스 절반 감축 가능

  • 등록 2025.10.22 11: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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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최유리 기자] 도시에서 소비되는 육류의 공급 경로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탄소배출량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대와 미네소타대 공동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이러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푸드시스템 공급망 지속가능성(FoodS3)’ 모델을 활용해 미국 내 3531개 도시의 육류 이동 경로를 정밀 추적했다. 농장에서 사육된 가축이 도축·가공을 거쳐 도시 소비자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탄소 배출 기준으로 정량화한 것이다.

 

그 결과 미국 도시들이 육류 소비로 인해 연간 3억 2900만톤의 이산화탄소(CO₂) 상당 배출량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화석연료로 인한 전체 배출량과 비슷한 규모다. 도시별 1인당 배출량은 500킬로그램에서 최대 1700킬로그램까지 차이를 보였다.

 

연구를 이끈 미시간대 벤저민 골드스타인 연구원은 “도시의 환경 영향을 측정하고 줄이기 위한 정책 설계에 이번 연구 결과가 큰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육류 섭취량보다 ‘어디서 생산된 육류를 공급받는가’가 배출량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저탄소 농법을 적용한 지역에서 공급받는 도시일수록 ‘탄소 발자국’이 낮았으며, 반대로 사료 생산과 축산시설의 배출이 높은 지역과 연결된 도시는 탄소 영향이 크게 나타났다.

 

미네소타대 라일리 펠턴 연구원은 “육류의 탄소 배출량은 지역별 생산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며 “같은 양을 소비하더라도 공급망이 다르면 환경 영향이 전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육류 종류별로는 쇠고기가 전체 배출의 73%를 차지해 가장 높았고, 이어 돼지고기와 닭고기 순이었다. 로스앤젤레스, 뉴욕, 애틀랜타 등 대도시는 수백 개 카운티와 수천 킬로미터를 잇는 복잡한 공급망을 통해 육류를 들여오며, 이 과정에서 다단계 배출이 발생한다.

 

토양, 기후, 비료 사용량, 사육 방식에 따라 도시 간 탄소 집약도는 최대 4배 이상 차이가 났다. 특히 젖소 도축 부산물을 활용하는 위스콘신 등 낙농 중심 지역은 상대적으로 탄소 배출이 적었으나, 분뇨 처리시설이 미비한 지역의 사육장은 배출량이 높았다.

 

연구진은 음식물쓰레기 절반 감축 시 배출량이 16% 줄고, 쇠고기의 절반을 돼지고기나 닭고기로 대체하면 약 30%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주 1회 채식 실천을 병행할 경우 전체 배출량은 51%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스타인 연구원은 “이러한 식단 전환은 가정용 태양광 패널 설치에 버금가는 탄소 절감 효과를 내면서도 비용은 훨씬 낮다”고 말했다. 펠턴 연구원은 “도시와 생산지를 연결하는 공급망 구조를 분석하면, 도시가 직접 저탄소 농법을 지원하는 재정 인센티브를 마련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도시와 농촌 간 협력 없이는 육류 관련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미네소타대 제니퍼 슈미트 박사는 “도시와 농촌은 하나의 생태 시스템으로 연결돼 있다”며 “도시가 농가의 친환경 기술 도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상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도시 차원의 기금 조성이나 바이오가스 처리시설, 임목방목(silvopastoral) 시스템 도입을 통해 추가 감축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협력이 국가 전체의 ‘탄소 발자국’을 6% 이상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유리 기자 yuri@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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