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육류·유제품 대기업, 사우디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 배출…기후위기 주범으로 지목

  • 등록 2025.10.24 10:3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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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세계 주요 육류·유제품 기업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사우디아라비아 전체보다 많고, 주요 화석연료 기업들과 맞먹는 수준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기후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축산업이 여전히 감축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분석은 국제 농업무역정책연구소(IATP), 푸드라이즈(Foodrise), 지구의 벗 미국(Friends of the Earth US), 그린피스 북유럽(Greenpeace Nordic) 등이 공동으로 실시한 것으로, 보고서는 최근 공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45개 육류·유제품 대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10억2000만 톤의 이산화탄소 환산량(CO2e)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2위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2023년 전체 배출량을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상위 15개 축산 기업의 배출량은 독일 전체보다 많았으며, JBS, 마프리그, 타이슨, 미네르바, 카길 등 상위 5개 기업이 총 4억8000만 톤을 배출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셰브런, 셸, BP 등 세계적인 화석연료 대기업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중 브라질의 JBS는 전체 45개 기업 배출량의 23.5%를 차지하며, 셸과 엑손모빌의 합산 배출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축산업 배출의 절반 이상인 51%는 메탄에서 비롯됐다. 메탄은 100년 동안 이산화탄소보다 28배 강력한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기체로, 유엔은 2030년까지 메탄 배출을 40~45% 줄여야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나머지 배출의 34%는 이산화탄소, 15%는 아산화질소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보고서는 소 사육이 전체 배출의 80%를 차지하며, 돼지가 11%, 닭이 9%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2023년 한 해 동안 이들 기업이 도축한 가축은 닭 170억 마리, 돼지 2억4200만 마리, 소 5300만 마리에 달했다.

 

보고서는 다수의 육류·유제품 대기업들이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 대신 로비와 홍보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기후 대응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바이오가스’나 ‘사료 첨가제’ 등 제한적인 기술적 대책을 내세우거나, 메탄 배출량을 축소 표시할 수 있는 통계 방식을 활용하는 등 책임을 회피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각국 정부가 산업형 축산업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관련 데이터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법적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공공 보조금 정책을 기존의 축산업 중심에서 식물성 식품 생산과 생태 복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적 연금과 개발은행의 육류·유제품 대기업 투자 철회, 공공기관의 식단 개선, 학교와 병원의 식품 조달 개편 등을 주요 실행 방안으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오염자 부담 원칙’을 적용해 기업이 환경적·사회적 비용을 스스로 부담하도록 하고, 육류 소비가 많은 부유층에 대한 누진세를 통해 지속가능한 식품 전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석이 축산업이 전 세계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보여주는 자료라며, 국제사회가 식품 시스템 전환을 기후정책의 핵심 의제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COP30 개최를 앞둔 시점에서, 육류와 유제품 중심의 산업 구조를 전환하지 않는다면 파리협정의 1.5도 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최유리 기자 yuri@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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