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최근 국제 공동연구 결과, 지중해식 식단이 고혈압 위험이 높은 사람의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연구는 미국심장협회(AHA) 학술지 ‘하이퍼텐션(Hypertension)’에 초록 형태로 게재됐다.
연구진은 유럽과 미국 등 여러 국가의 연구팀이 참여한 14건의 무작위 대조시험 데이터를 종합 분석했다. 총 2700명에 가까운 성인이 참여했으며, 이들은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거나 발병 위험 요인을 여러 가지 가진 고위험군이었다. 참가자들은 지중해식 식단 또는 일반 식단을 일정 기간 유지하며 혈압 변화를 측정했다.
분석 결과, 지중해식 식단을 따른 집단은 수축기 혈압(최고혈압)이 평균 1.2mmHg, 이완기 혈압(최저혈압)이 평균 1.8mmHg 낮아졌다. 연구진은 변화 폭이 작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중해식 식단은 생선, 채소, 과일, 통곡물, 콩류, 견과류, 올리브유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섬유질과 항산화 물질, 불포화지방이 풍부해 혈관 건강을 유지하고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돼 왔다.
이번 분석은 참가자의 식단 지속 기간이나 식단 준수 정도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부족하다는 한계도 지적됐다. 연구진은 “지중해식 식단의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는지, 장기간의 식습관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다만 혈압 강하 폭이 크지 않아 약물치료를 대체할 수준은 아니지만, 인구 전체로 보면 의미 있는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미국심장협회 관계자는 “평균 1~2mmHg의 차이라도 전체 인구 차원에서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발생률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중해식 식단을 실생활에 적용하기 위해 버터 대신 올리브유를 사용하고, 채소를 한 끼 더 추가하며, 붉은 고기나 가공식품, 당분 섭취를 줄이는 작은 변화부터 시작할 것을 권했다. 또한 통곡물, 콩류, 견과류, 생선을 자주 섭취하는 습관이 장기적인 심혈관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중해식 식단이 단순한 체중 관리 차원을 넘어, 혈압 조절을 통한 심장질환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