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강조, 식물성 제품 판매 두 배로…‘탄소 라벨’보다 효과 높아

  • 등록 2025.11.03 13: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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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영국 베이커리 체인 그렉스(Greggs)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식물성 제품의 단백질 함량을 강조하는 마케팅이 탄소 라벨을 붙이는 것보다 판매 촉진 효과가 훨씬 크다는 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원과 비영리 연구기관 베터프로틴연구소(Better Protein Institute)는 비건 소시지롤 판매 전략을 분석한 결과, ‘지속가능성’보다 ‘단백질 함량’을 중심으로 홍보할 때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결과는 소비자 행동학적 접근을 통해 육류 소비를 줄이는 방안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도출됐다.

 

연구에 따르면 단백질 라벨링 그룹은 탄소 라벨링 그룹과 일반 통제군을 모두 능가했으며, 식물성 제품 선택률이 “1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터프로틴연구소 크리스 맥도널드(Chris Macdonald) 소장은 “그렉스는 단백질 중심의 접근을 통해 매출을 높이는 동시에 지속가능성의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며 “이제 공은 그렉스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맥도널드는 식품 탄소 배출량 표기가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고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에 주목해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탄소 수치는 문맥 없이 제시될 경우 이해하기 어렵고, 구매 결정 상황에서 시간적 압박을 받는 소비자는 복잡한 정보를 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품별 탄소 배출량 산출은 기술적 어려움이 많고, 소비자는 직관적이고 간단한 정보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기업이 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탄소 라벨링이 실효성도 낮고 소비자 심리학 이론과도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기인 이유는 ‘환경주의적 편향’ 때문”이라며, “연구자들이 자신이 환경문제에 영향을 받는 만큼 소비자도 같은 이유로 설득될 것이라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지속가능성 대신 ‘단백질’ 등 소비자가 즉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요인을 강조하는 대안적 접근이 더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실제로 조사에서 소비자들이 ‘고기 없이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할 수 없다’는 인식, 즉 ‘단백질 불충분 착각(insufficiency illusion)’이 식물성 식단 확산의 주요 장애로 드러났다.

 

맥도널드는 “단순한 단백질 라벨 표시만으로도 이 인식 장벽을 허물 수 있으며, 탄소 라벨보다 구매율이 훨씬 높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간접적 접근(nudge-by-proxy)’이라 설명하며, 복잡한 환경 정보를 제시하는 대신 소비자가 친숙한 가치(영양·건강)를 통해 식물성 선택을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이번 결과는 ‘소비 습관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는 비관적 인식을 반박하는 데이터 중심의 근거를 제시한다”며 “소비자와의 소통, 기본으로 돌아가는 접근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베터프로틴연구소는 이번 결과를 그렉스 측에 공유하고 향후 협력 가능성을 제안했다.

최유리 기자 yuri@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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