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고기에 부과하는 '육류세', 도입 가능성은?

2022.05.27 10:40:24

영국케임브리지대학, "육류세 부과, 소비 패턴 바꾸는 방법"
美, Z세대 60% 육류세 찬성

[비건뉴스 서인홍 기자] 전 세계적인 식물성 식단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매년 육류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전국한우협회 한우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의 경우 2000년 이후 매년 1인당 육류 소비량은 1.12㎏씩 늘어 올해를 기점으로 쌀보다 많은 육류 소비량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년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 대한 가장 효율적인 대응 방안은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과는 반대로 흘러가는 현 상황에 몇몇 전문가들은 육류에 세금을 매겨 강제적으로 소비를 줄이는, 육류세 도입을 제안한다.

 

 

육류세란 말 그대로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붉은 고기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술이나 담배, 도박 등과 같이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들에 부과하는 죄악세(sin tax)의 일종으로 구매자 소득과 관계없이 상품과 서비스에 부과되는 간접세다.

 

육류세 도입에 찬성하는 이들은 낮은 가격의 육류와 육류 가공품을 높은 육류 소비량의 이유로 보고 세금을 붙여 소매 가격이 크게 오르면 자연스럽게 고기 위주의 식습관을 바꾸려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과거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팀이 ‘네이처 기후변화저널’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가축 사육으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전체 온실가스의 8~18%에 달하며 육류세 부과가 소비 패턴을 바꾸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기후위기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는 독일, 덴마크, 스웨덴 등에서는 육류세 부과에 대한 법안이 도입돼 시행 중이며 뉴질랜드에서는 가축사육에 ‘트림세(방귀세)’ 도입을 앞두고 있다. 

 

 

육류에 부과하는 세금에 대해 소비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조사는 집계된 바 없지만, 최근 미국의 Z세대들 가운데 60%가 육류에 세금을 매기는, 이른바 육류세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가 공개됐다.

 

소비자 통찰력 플랫폼 베일링스에 의해 진행된 해당 연구는 18세 이상의 성인 3,538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여론 조사 결과 참가자의 37%는 육류 소비를 줄이기 위해 육류에 10%의 부과금을 지지하겠다고 밝혔으며, 51%는 정부가 동물성 단백질 대체품에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를 연령대별로 나눠 분석한 결과 Z세대(2000년대 후반부터 10대 시절을 보낸 세대)의  62%가 육류세를 지지했고 71%는 대체 단백질 보조금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해당 연구에서 응답자의 77%가 육류 대체품을 구매할 생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관심도는 87%로 이 역시 Z세대 소비자들이 가장 높은 관심을 보였다.

 

 

물론 육류세가 환경, 생물다양성 및 공중 보건 위기를 해결하는 데 절대적인 접근 방법이 아닐 수 있다. 육류세에 찬성하는 정책 입안자와 이해 관계자는 축산업을 '처벌'한다는 의식을 만들지 않고 사회적 합의를 거친 후에 도입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국내에 육류세 도입은 아직 먼 미래의 일처럼 느껴진다. 

 

다만 미래의 입법자인 Z세대가 가치 소비를 중시하고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제품 소비를 지양하기 위해 세금을 부과하는 데 지지하는 한, 제도적 변화는 무리한 예측은 아닐 것이다. 

서인홍 기자 desk@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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