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 여성보다 음식·교통에서 탄소 26% 더 배출…붉은 고기·자동차 이용 주된 원인

  • 등록 2025.05.23 10:5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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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김민영 기자] 남성이 여성보다 식생활과 교통 부문에서 평균 26%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붉은 고기 소비와 자동차 사용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영국 런던정경대(LSE) 산하 그랜섬 기후변화·환경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프랑스 성인 남녀의 소비 데이터를 바탕으로 성별 간 탄소배출 격차를 분석했다. 연구는 프랑스 성인 2,100명의 식품 소비 설문조사와 1만2,500명의 교통 이용 패턴 자료를 활용했다.

 

분석 결과, 식품과 교통 두 부문에서 남성은 연평균 5.3톤의 이산화탄소 환산량(tCO₂e)을 배출하며, 여성의 3.9톤보다 26%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두 부문은 개인 평균 탄소발자국의 절반에 해당하는 주요 배출원이다.

 

연구진은 이 격차가 단순히 남성이 더 많이 먹고, 더 멀리 이동하기 때문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칼로리 섭취량, 통근 거리, 고용 형태 등 주요 요인을 통제한 이후에도 식품 관련 탄소배출 격차의 25%, 교통 부문 격차의 38%는 설명되지 않았다.

 

 

이를 보완하는 분석에서 연구진은 붉은 고기 섭취와 자동차 이용이 이러한 잔여 격차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두 요소는 남성성과 관련된 행동으로 사회적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아 성별 차이를 더욱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교통 부문에서의 성별 격차는 특히 부부 가구에서 두드러졌으며, 자녀가 있는 경우 그 차이가 더 커졌다. 반면 식품 소비로 인한 탄소배출 차이는 성인 두 명이 함께 사는 가구에서는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는 공동 식사 및 의사결정이 성별 식습관 차이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보고서는 이러한 결과가 기후 정책에도 함의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남성과 여성의 소비 패턴 차이로 인해 정책의 부담과 수용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환경 규제가 남성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경우, 정책에 대한 지지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연구는 또한 성별 소비 행태를 형성하는 사회적 규범에 주목했다. 예컨대 고기 섭취를 남성성과 연결 짓는 문화가 지속될 경우 탄소발자국 감소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2023년 비건 소사이어티(Vegan Society)가 발표한 연구에서도 남성들이 육식 줄이기를 시도할 때 '비남성적'이라는 사회적 낙인, 남성다움에 대한 사회적 기대, 영양에 대한 오해 등의 장벽에 직면한다는 점이 밝혀진 바 있다.

 

연구진은 "기후 정책의 정치경제를 고려할 때, 환경 정책의 비용을 더 크게 체감하고 기후 변화에 덜 민감한 집단일수록 정책 수용도가 낮다"며 "성별 소비 패턴을 바꾸는 문화적 접근이 탄소배출 저감에도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영 기자 min@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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