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건강 위해 채식·비건 선택…하지만 ‘멋지다’는 인식은 낮아

  • 등록 2025.08.19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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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다 건강이 식습관 결정 요인…비건 청소년, 신체활동·과일 섭취율 높아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최근 국제 학술지 ‘영양학 최신 연구 동향(Current Developments in Nutrition)’에 게재된 연구 ‘비건, 채식 또는 잡식 식단을 따르는 10~19세 아동·청소년 8,799명의 동기와 기본 건강 행동의 차이(Difference in Motives and Basic Health Behavior of 8,799 Children and Adolescents Aged 10–19 Years Following a Vegan, Vegetarian, or Omnivorous Diet)’에 따르면, 10대들이 식단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건강’이며, 환경 보호나 지속가능성은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건 청소년이 신체활동과 과일·채소 섭취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채식이나 비건 식단을 ‘멋지다’고 여기는 비율은 여전히 낮았다.

 

이번 조사는 오스트리아 교육·과학·연구부의 지원을 받아 전국 중·고등학교 청소년 8,79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평균 연령은 15세였으며, 식단 유형별로는 잡식(omnivore)이 93%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채식(vegetarian)은 5.5%, 비건(vegan)은 1.5%였다. 잡식과 비건은 ‘건강’을 식단 선택의 최우선 이유로 꼽았고, 채식주의자는 ‘동물 복지’를 가장 중요한 이유로 들었다. 환경 보호를 이유로 식단을 선택하는 비율은 잡식 1%, 비건 3%에 불과했다.

 

‘멋지다’는 인식 조사에서 육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14%로, 채식(6%)과 비건(2%)보다 월등히 높았다. 성별 차이도 뚜렷했다. 남학생의 19%가 육식을 ‘쿨’하다고 여긴 반면, 여학생은 11%에 그쳤다. 반대로 채식과 비건 식단을 ‘쿨’하게 평가하는 비율은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높았다. 연구진은 이를 부모의 식습관, 남성성의 고기 중심 문화, 농촌 거주 환경 등 사회문화적 요인과 연관 지었다.

 

신체활동과 식습관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비건 청소년은 여가 시간 활동 참여율이 86%로 가장 높았고, 주중 전반적으로 꾸준히 활동했다. 과일 섭취는 비건이 80% 이상으로 가장 많았으며, 채식주의자는 72%, 잡식은 65%였다. 채소 섭취에서는 채식과 비건이 80%대 초반으로 비슷하게 높았고, 잡식은 62%로 낮았다.

 

 

음료 섭취 습관은 채식주의자가 물을 가장 많이 마셨고, 비건은 차와 에너지 음료, 잡식은 시럽과 과일 주스를 많이 섭취했다. 특히 육식을 하는 남학생은 과일·채소 섭취량이 가장 적었으며, 비건 여학생이 가장 높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식습관이 조기 사망 위험과도 관련이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학교에서 ‘건강한 식습관과 활동적인 생활(HEAL, Healthy Eating and Active Living)’을 병행하는 전략이 청소년 건강 증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오스트리아 정부는 최근 학교 급식 지침을 개편해 매일 비건 빵·페이스트리와 최소 한 끼의 식물성 식사를 제공하도록 권고했으며, 채식주의자를 위한 별도의 영양 피라미드도 처음 도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 결과가 청소년의 식습관이 단순한 영양 지식이 아니라 가치관, 사회문화적 배경, 성별, 거주 환경 등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건강을 이유로 채식과 비건을 선택하는 청소년은 늘고 있지만, 사회적 인식과 문화적 장벽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교육과 정책, 사회적 담론의 변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유리 기자 yuri@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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