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불러온 극한 기상…“아동 뇌 발달·정신 건강 장기적 위협”

  • 등록 2025.08.22 10: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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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네팔 연구진 “환경적 아동기 유해 경험(E-ACEs) 개념 도입…회복력 강화 시급”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 가뭄, 산불, 홍수, 폭풍 등 극한 기상 현상이 아동의 뇌 발달과 정신 건강에 장기적인 위협을 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와 네팔 연구진은 최근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 메디슨(Communications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에서 “극한 기후·기상 사건(ECEs)이 아동에게 독성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평생에 걸쳐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반복적이고 강도 높은 기상 재난이 단순한 물리적 피해를 넘어 아동의 안전감과 안정성을 무너뜨리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불안, 우울증 등 정신 질환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또 이 과정에서 뇌 연결성 저하와 백질 발달 저해 등 신경 발달 장애가 나타날 수 있으며, 면역 기능과 스트레스 조절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서는 극한 기온과 조기 기상 노출이 뇌 구조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결과가 제시됐다.

 

 

특히 연구진은 이러한 환경적 스트레스 요인을 ‘환경적 아동기 유해 경험(E-ACEs, Environmentally driven Adverse Childhood Experiences)’으로 규정했다. 이는 부모 불안정, 학대, 방임 등 전통적 아동기 유해 경험(ACEs)을 넘어 기후 재난과 그로 인한 빈곤, 이주, 가족 해체, 폭력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연구진은 “E-ACEs는 아동기 발달의 민감한 시기에 독성 스트레스 반응을 촉발해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 모두에 장기적인 위험을 남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90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평균 364건의 극한 기상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연간 4억 명이 피해를 입고 2천600만 명이 이주를 겪었다. 특히 저소득·중간소득국(LMICs)의 아동은 자원 부족으로 취약성이 더욱 높다는 분석이다. 방글라데시 다카의 난민 아동들이 슬럼가에서 학대, 방임, 교육·보건 서비스 부재에 시달리는 사례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연구진은 아동 보호를 위해 무엇보다 회복력(resilience)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회복력은 단순히 개인의 대처 능력이나 자기 통제력을 넘어 가족, 지역사회, 제도적 차원의 다층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지적 양육과 또래 관계, 학교·지역 단체·NGO·아동 보호 서비스 등이 대안적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정신건강 관리와 경제적 회복을 통합한 프로그램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관련 프로그램은 단기적이고 예산도 부족한 실정이다. 연구진은 “특히 LMICs에서 미래 위기에 대비해 체계를 강화하는 ‘변혁적 회복력(transformational resilience)’이 필요하다”며 “지역·국가·국제 차원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부유한 국가들이 취약 집단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영 기자 min@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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