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슬레, 기후 위기 속 ‘코코아 혁신’ 나선다…열매 전부 활용해 수확량 극대화

  • 등록 2025.08.28 1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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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세계적인 식품기업 네슬레가 기후 위기로 인한 코코아 생산 위축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가공 기술을 선보였다. 이번 기술은 코코아 열매를 기존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수확량을 높이고, 동시에 농가의 부담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네슬레가 공개한 방식은 기존에 초콜릿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지 않았던 부분을 포함해 열매 전체를 원료화하는 공정으로, 업계에서는 이를 “초콜릿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혁신”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초콜릿 제조는 코코아 열매에서 원두만을 추출해 사용하는 전통적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열매의 상당 부분인 과육, 껍질, 태반 등은 버려져 왔다. 네슬레는 이러한 낭비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특허 기반 공정을 개발했다.

 

이 공정은 열매 전체를 ‘습식 매스(wet mass)’ 형태로 수집한 뒤 자연 발효, 분쇄, 로스팅, 건조 과정을 거쳐 초콜릿 플레이크로 가공하는 방식이다. 네슬레 측은 이를 통해 기존보다 최대 30% 더 많은 코코아 원료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맛과 품질은 유지하면서도 생산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기술은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 코코아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완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몇 년간 서아프리카 주요 산지에서는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 병충해, 엘니뇨 현상 등이 겹치며 수확량이 급감했다. 세계 코코아 생산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코트디부아르와 가나는 특히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그 결과 국제 코코아 가격은 급등했고, 공급망 불안은 초콜릿 산업 전반의 위기를 불러왔다. 네슬레의 신기술은 이러한 상황에서 농가가 동일한 면적에서 더 많은 원료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 농민들의 소득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네슬레는 현재 이 기술을 파일럿 단계에서 시험 중이며, 향후 상업적 확대 적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농민들이 코코아 열매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생산성 향상은 물론, 프루닝(pruning)과 같은 농업 관리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며 “이는 농가와 기업 모두에 지속 가능한 미래를 보장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초콜릿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진단한다. 폐기물로 여겨지던 부분을 원료화함으로써 자원의 순환을 강화하고, 농민과 기업이 함께 지속 가능한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ESG 경영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파일럿 단계를 넘어 실제 상업화가 이루어지기까지는 기술적 검증, 생산 라인 개편, 시장 반응 확인 등 넘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기후 위기와 공급 불안이라는 이중의 압박 속에서 네슬레의 새로운 코코아 기술은 초콜릿 산업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원료 확보와 품질 유지, 농가 소득 개선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이 혁신적 시도가 향후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낼지, 업계와 소비자 모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민영 기자 min@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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