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역사 마감한 마이애미 씨쿼리움…해양동물 학대 논란 끝에 폐쇄

  • 등록 2025.10.29 10: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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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뉴스=김민영 기자] 미국 플로리다의 해양 테마파크 ‘마이애미 씨쿼리움’이 70년 만에 문을 닫았다. 지난 1955년 개장한 이 시설은 수십 년간 고래와 돌고래 등 수백 마리의 해양동물이 사망한 곳으로, 동물권 단체들의 지속적인 폐쇄 요구가 이어져 왔다.

 

마이애미 씨쿼리움은 지난해 카운티 당국으로부터 버지니아키 부지 임대 계약 위반과 관련한 퇴거 명령을 받았으며, 결국 파산 신청 후 지난달 영구 폐쇄됐다. 운영사 ‘더 돌핀 컴퍼니(The Dolphin Company)’는 동물 관리 기준을 위반하고 시설 유지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받았다.

 

현지 당국이 보낸 서한에는 “적용 가능한 법에 따라 동물을 관리하지 않았다”며 “시설 상태가 열악하고 위험하다”는 표현이 포함됐다. 관계 기관은 또한 계약상 ‘시설을 양호한 상태로 유지해야 할 의무’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1955년 개장 이후 이곳에서는 최소 120마리의 고래와 돌고래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23년에는 30세 수컷 돌고래 선댄스(Sundance)가 ‘위장 스트레스’로 추정되는 증상 후 폐사했으며, 그보다 앞서 또 다른 돌고래는 목에서 5센티미터 길이의 못이 발견됐다. 같은 해 52년간 좁은 수조에 갇혀 있던 범고래 도키테이(Tokitae)가 신장 질환으로 숨졌다.

 

 

야생 범고래는 최대 90년까지 살 수 있지만, 도키테이가 지낸 수조는 길이 24미터, 폭 10미터 남짓에 불과했다. 미국 내에서도 가장 작은 범고래 수조로 알려졌다고 ‘웨일 생추어리 프로젝트(The Whale Sanctuary Project)’는 전했다.

 

미국 CBS는 폐쇄가 공식화된 뒤 새 개발업체가 해당 부지에 새로운 수족관을 조성할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새 시설에는 범고래나 돌고래 등 해양 포유류는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남아 있는 일부 동물들은 다른 보호 시설로 이송될 예정이나, 구체적인 장소와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 동물보호단체 PETA는 “남은 동물들이 해안 생츄어리로 옮겨져 자연에 가까운 환경에서 보호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양동물 전문가 나오미 로즈(Dr. Naomi Rose) 박사는 “해양 포유류는 포획 상태에서 결코 건강하게 살 수 없다”며 “그들은 광활한 바다를 이동하며 사냥하는 종으로, 콘크리트 수조는 그 본성을 억압하는 공간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돌고래 폐사와 관련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공원에서는 불법 포획된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2013년 방류되기 전까지 4년간 공연에 이용됐으며, 제주 퍼시픽랜드와 거제 씨월드에서도 공연용 돌고래의 반복적인 폐사 사례가 보고됐다. 최근에는 서울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사육 중이던 흰고래(벨루가)가 잇따라 폐사하면서, 해양 포유류 전시산업의 윤리성과 동물복지 문제에 대한 논의가 국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김민영 기자 min@veg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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