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최근 초가공식품(UPF)에 대한 논란 속에서, 식물성 대체식품이 오히려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연구진은 콩음료, 식물성 고기, 마가린 등 일부 초가공 식물성 제품이 동물성 식품을 대체할 경우 건강 지표를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영양학 저널 ‘Current Nutrition Reports’에 실린 이번 연구는 초가공식품의 건강 영향을 식물성과 동물성으로 구분해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초가공 식물성 식품은 콜레스테롤 수치와 심혈관질환 위험 인자를 낮추는 효과를 보였으며, 동물성 식품을 일정 부분 대체할 수 있는 전환기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연구는 식품을 가공 정도에 따라 네 단계로 구분하는 NOVA 분류 체계를 기반으로 했다. 초가공식품은 원재료를 분해한 뒤 첨가물과 가공 보조제를 이용해 재조합한 산업형 식품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가공육이나 고지방 식품은 고혈압·비만·심혈관 질환과 연관되어 왔다. 그러나 균사체 발효로 만든 마이코프로틴(mycoprotein) 등 일부 식물성 초가공 단백질은 섬유질이 풍부하고 포화지방이 적어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식물성 초가공식품에는 두유, 귀리음료, 식물성 고기, 식물성 마가린 등이 포함된다. 특히 식물성 음료의 80% 이상이 초가공식품으로 분류되지만, 연구에서는 일부 제품이 LDL(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 귀리음료를 섭취한 그룹은 소젖을 마신 그룹보다 총 콜레스테롤과 LDL 수치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두유를 우유 대신 섭취할 경우 비HDL 콜레스테롤, 혈압, 염증 수치가 모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애드벤티스트 헬스 스터디 2(Adventist Health Study-2)’에서는 하루 한 잔의 우유를 두유로 대체한 사람에게서 유방암 위험이 낮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효과가 설탕 첨가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식물성 대체육 역시 LDL 콜레스테롤과 체중을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 ‘SWAP-MEAT’ 임상시험에서는 붉은 고기를 식물성 패티로 바꾼 참가자들이 체중과 TMAO(트라이메틸아민-N-옥사이드, 심혈관질환 유발물질) 수치가 모두 감소했다. 이는 동물성 단백질 섭취로 증가하는 대사 위험을 완화하는 결과로 해석된다.
한편 마가린의 경우 과거 부분경화유를 사용하던 제품은 트랜스지방이 많아 심혈관 위험을 높였으나, 최근에는 불포화지방산(PUFA)이 풍부한 비경화유 기반 제품으로 전환되며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마가린은 버터를 대체할 경우 LDL 콜레스테롤과 심혈관 질환 발생률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건강상 이점이 식물성 식품의 특성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식물성 단백질에는 동물성에 풍부한 가지사슬 아미노산이나 메티오닌, 라이신 등 대사 부담을 주는 아미노산이 적고,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거의 없다. 또한 식이섬유와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염증 억제 및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결론적으로 연구는 “초가공 식물성 식품이 전체 식물식보다 건강한 것은 아니지만, 가공되지 않은 동물성 식품보다 나은 대사적 결과를 보일 수 있다”며 “육류 중심 식단에서 식물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현실적인 대체식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향후 식품 종류별로 세분화된 건강 영향 비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